📌출처 - 네이트판 [ 흠냐 -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 ]
안녕하세요. 29女입니다.
음.. 저는 제가 판에 글쓸때말고는 거의 들어오지않아요.
달아주시는 댓글들도 거의 한번에 몰아서 보는편이구요.
바로앞에 썼던글에 달아주는 댓글중에
'이런저런 사연으로 할머니를 뵙고싶어하는분이 많다. 언제까지 묵묵부답일꺼냐?'
라는 댓글달아주신분이 계시더라구요.
저는 지금까지 제얘기를 거의 하지않고 살았어요.
가족외에 정말 극소수의 몇명정도에게만, 가슴이 너무 답답할때만 가끔씩 얘기하는정도.
제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 툭툭 터져나오는때가 있었고
그말이 들어맞을때마다..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똑같았거든요.
'쟤 이상해..' '나한테는 보이는거없어? 한번만봐줘'
이런반응이 힘들어서 거의 입을 닫고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판에 글을 쓰는것도 익명성이라는것 뒤에 숨어 속얘기를 풀어놓고 싶었던것뿐이에요.
사정이 너무 힘들어서 저희 할머니를 뵙고싶다고 했던 분들.
할머니앞에 찾아가 얼굴만 보면 할머니가 가야할길을 알려주시는건 아니에요.
설사 안좋은 상황이라 굿을한다해도 당사자는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는것도 아니구요.
얻고자하는것. 바라는것에대한 간절한 기도, 집념에 가까운 기도가 있어야만 이루어지니까요.
무속인을 찾아가는건.. 인간이 할수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한뒤에 해도 늦지않다는거에요.
진인사대천명. 이라는 말처럼요.
무속인을 찾아가 앞일을 물어보는건 최후의 방법이어야하지 우선의 선택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무속인들이 항상 자리만 깔고앉아 사람얼굴만 들여다보고있지는 않답니다.
그외의 더많은 시간을 기도, 업을 풀고 신을 모시기위한 기도로 보내기때문에
그에따른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은 말로 다할수없다고해요.
연로하신 저희 할머니가 느끼실 피로감은 더하겠지요.
그게 제주위의 힘든 사람들을 보고도 같이 할머니앞에 찾아가지않는 이유이기도해요.
일전에 썼던 글중에.
아이상태가 좋지않다고 데려오는 부모를 대처하시던 할머니의 일들을 써놓은글이 있어요.
그냥 생활의 지혜정도로 읽어주십사했지만 사실 그건 할머니가 누누히 강조하셨던
진리중에 하나랍니다.
'이미 죽은사람이 산사람을 어떻게 당해내나? 겁먹지마라. 무시하고 그냥 할일해.'
할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무 허기가져서 눈에 헛것이 다보이네..' 라는말 들어보셨죠?
사실 너무 간단한얘기라 이런데쓰기도 민망한 말이지만..
정말 말그대로에요. 허기가져서, 배가고파서 기가 허해졌다는 말이거든요.
몸안좋으면 밥굶고, 굶어서 힘없으니 드러누워있고, 온종일 드러누워있으니 밤에는 잠안오고,
잠이안오니 이생각저생각잡생각만들고, 그렇게 밤새 잡생각하면 그다음날 또 입맛없고,
그렇게 먹는둥마는둥하며 며칠지나면 얼굴상하고, 상한얼굴보면 주변사람들이 괜찮냐고
물어보고, 그소리들으면 정말 심각하게 느껴지고.. 악순환의 반복일뿐이에요.
몇번 댓글달아주셨던 학생. 지금 보고계실지모르겠지만.
몸이안좋아 다니던학교 휴학하고 온종일 누워서 제답글만 기다린다고하셨죠?
학생이 달아놓은 댓글 물론 봤어요.
그중에서 눈에박히는건 '누워서' 라는말.
병원다니고 약도 꾸준하게 먹고있다는사람이 뭐가무서워서 누워만있어요?
다리아픈게아니라는거 알아요.
털고일어나 좀 움직여봐요.
갈데없으면 공원에라도 가고 나가서 할거없으면, 동네 도서관에가서 책이라도 들춰봐요.
학생몸이 안좋은게 혹시 안좋은게 들러붙어서 그런가.. 생각하는거같은데
그렇게따지면 세상에 안전한곳은 없어요.
누워있는 집에는 귀신없을거같애요? 절대 아니거든요.
최소 10살이상 차이나는 언니로써.. 얘기하자면.
학생이 만약 내동생이였으면 그냥그렇게 두진 않았을거에요.
동생들위에 군림하는 누나의 자세로, 진정한 스파르타가 뭔지 보여줬을거에요.
기죽어서.. 기죽는다.. 라는말.
이것또한 문자그대로에요. 사람이 지니고있는 일정한 기가 쪼그라든다는 말이잖아요?
그기가 작거나 약해지면 그빈자리는 어떤것이 차지할지 생각해봐요.
틈을 주지마세요.
그리고 저희 할머니는 의지가 약한사람은 절대 봐주지않으십니다.
힘든상황이여도 의지가 있는사람과 없는사람의 행동은 정반대로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들어 가위가 눌렸을때.
기가허한사람은 자신이 가장두려워하는걸 본다고하죠.
하지만 두려울게없는사람(혹은 생각이 없거나ㅋㅋ)은 다른걸본다고해요.
둥둥 떠다니는 햄버거, 갖고싶었던 신발 등등.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어도 본인의 생각에따라 귀신보고 기절하거나 햄버거보면서 침흘리거나.
굿을 해도 마찬가지에요.
굿이라는건. 위에도 썼듯이 최후의 방법이어야하니까요.
레떼오빠의 말을 인용하자면.. 만랩?정도되는 어떤것들이 들러붙어 떨어지지않을때.
혹은 먼저떠난 가족중에 아픈사연이 있어 남아있는 가족을 괴롭게할때..
무속인이 칼춤추고 작두위에서 훨훨 날아다니며 신에게 빌고 신을 달랜다고해도
그당사자의 간절함이 거기에 닿지않으면 신의 비웃음만 사는거니까요.
무속인은 해결사가 아닙니다.
적절한 조언을 해줄수있는 존재. 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기때문에 사람들이 소원하는바를
조금더 빨리 전해드릴수있는 존재정도로만 생각해주세요.
아.. 오늘은 나의돌쇠를 처음만났던, 웃기고도 신기한 얘기를 풀어놓으려했는데..
재미없는말만 늘어놔서 죄송하게됐어요.
그리고! 답을 기다리며 이메일주소 남겨주신분들!
이렇게 오픈된공간에 그런거 남겨놓으시면 어떡합니까 -_-
보잘것없는 본인이지만.. 절 사칭해서 헛소리늘어놓는사람이 생길까봐 드리는 말씀이에요.
(실제로 전에썼던 글에 본인사칭해서 답글다는 X가 있었다오)
말이 길어졌네요.
곧 박군이랑 만났던 얘기들고 돌아올게요 (기다리는 사람은 없겠지만ㅠㅠ)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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