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훈녀구함-나도 귀신보는 친구가 있뚜와]
내가 노루 질질 끌고 나와서 집까지 질질 끌고갔고
그냥 임가는 나랑 노루 뒤를 아무말도 없이 따라왔음.
내 집이라는 것의 특유의 안정감때문이였는지
노루는 집에 들어서니까 안심이 되었는지 진짜 신발장에 주저 앉아 엉엉 울었슴..
우리 임가는 신발장에 주저앉은 노루를 나몰라라 하고
앉아있는 노루를 피해 신발을 벗고 노루 방안으로 훽하니 들어가버렸슴.
임가지를 잘 모를때라면 노루편들면서 임가에게 너 진짜 왜그러냐며 화를 냈을테지만
그때.. 그 순간에는 세상 그 누구보다 노루를 걱정하고 있었을 임가지이기에
고맙기도하고 표현을 잘 못하는 임가지가 안타깝기도 하고.. 노루도 불쌍하고 혼자 심란했슴ㅠㅠ
놀란 노루를 달래고 방에 데리고 들어가서 제대로 얘기좀 해달라고 했더니
임가지가 슬슬 모든걸 말하길 시작했슴.
" 내일 나랑 같이 은이 만나자. 은이보러 내일 그 놀이터로 오라고 해 "
임가지가 나중에 말하길 마음약한 노루가 은이를 안보고 사는 게 불가능해보였다고 생각했다 함.
그러니 근본적인 원인인 은이를 직접 보고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고 했슴.
노루는 알겠다고 했고 노루를 달래고 아무일도 없을거라고 한 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노루가 무서워하길래 어머님 아버님 오실때까지 같이 있다가,
오시는거 보고 인사드리고 임가랑 같이 나와서 집갓슴..
집 가는 내내 그 일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슴.
어차피 내일이면 다 알게될테니.. 괜히 무섭기 싫엇슴.
그리고 다음날, 말도 없이 야자빼서 남들은 엉덩이를 들이대는 변기에 난 고무장갑을 두툼히 낀 손을 들이대고
변기를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빛을 내라는 엄벌을 받았슴... 허허..
왠지 오늘도 야자빼면 내일은 엉덩이가 지금보다 두배만 해질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었지만,
난 노루의 일이 더 중요했기에 내 못난 엉덩이 따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었슴.
그리고 결국 난 또 이틀 내리 야자를 빼드심. 무단으로.
앞얘기는 다 스킵하고 아무튼 우린 진짜 그 놀이터에서 은이를 만났슴.
우리가 먼저 도착해서 은이를 기다렸고
계속 무서워하는 노루를 가운데에 앉히고 기다렸었슴.
" 왜 이런데서 보자는거야 " 라고 투털거리며 어둑어둑 해지니 은이가 왔고
임가지가 .. 특유의 싸가지로
" 인사는 생략하고 너 이리좀 와봐 "
라며.. ' 다짜고짜 뭐하는 짓이냐 ' 며 무섭게 욕하는 은이를 무시한 채
데리고 놀이터 모래바닥쪽으로 걸어갔슴.
모래바닥으로 된 놀이터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 쪽으로 막 걷다가
모래바닥 쪽에 가까워지자 아무것도 모르고 그쪽으로 들어가려던 은이를
임가지도 깜짝 놀라며 막아 세웠슴.
임가지가 ... " 아씨 놀래라 " 라고 운을 떼고... 바로
" 역시 너네 " 라고 말했슴...
이 두 마디가 진짜 제일 또렷하게 기억나고, 지금도 귀에서 들리는것같음..
노루는 벤치에 있는게 더 무섭다면서 임가지 옆으로 가자고 해서
내 팔에 엉겨붙은 노루를 달래며 임가쪽으로 같이 갔고
둘이 얘기하는게 더 또렷하게 잘 들렸슴.
" 무슨짓하고 다니냐 너 " 라고 임가가 물었고
" 뭐? 말 다했냐 " 라고 되받아쳤던 은이엿슴.... 둘이 진짜 싸웠슴....
임가가 정색하면서 " 키는 이정도, 여자이고, 머리길이는 이만큼, 웃고 있어. "
그러더니..
" 본적있지. 여기 이 놀이터에서. "
임가지가 매섭게 몰아치자 드세게 욕하고 난리치던 은이도...
여전히 흥분한 듯 욕하는가 싶었으나 순순히 본적있다고 말했슴.
노루를 통해 나중에야 들었는데, 은이는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속 끓이던 중..
임가지가 정확히 집어내 물어보니까 진짜 다행이고 고마웠다고 함.
밤에 애들이랑 술마시고 집 갈때면 이 놀이터를 지나쳐 가야되는데,
그 때 몇번 본적있다고 했슴.
모래바닥 맨 끝쪽에 서서 가로등에 빛 때문에 잘보였는데,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여자 였다고 했슴.
이런형태로.
(그림 있음)
그래도 술마시고 제 정신아니였을때만 본것이기에
헛 것 본거라고 생각해서 개의치 않았다고 함
임가지가 말하길,
" 지금 그 여자가 너 잡겠다고 두 팔을 앞으로 길게 뻗고 있는데? "
임가지가 은이를 데리고 이쪽으로 오다가 갑자기 놀란 이유는..
미끄럼틀 옆에서만 계속 서있던 여자가 은이가 모래바닥 쪽으로 가까워지자
물 위에서 미끄러지듯이 훽 하니 다가와서 팔을 뻗길래 놀랬다고 했슴..
난 또 거기서 은이와 노루의 심정은 생각도 못한 채..
" 여기 나와서 잡으면 되지, 왜 모래에서 안나와? " 라고 물엇슴ㅎㅎㅎㅎㅎㅎㅎㅎ
임가는 저 귀신이 그 모래바닥으로 된 곳에서밖에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를
놀이터 주위에 모래가 밖에 흘러 넘치는걸 방지하기 위해 쌓아둔 돌들 때문이라고 했슴.
즉 경계선같이.. 빙 둥그랗게 쌓아둔 돌들.
그리고 우리가 서있는 곳이 아스팔트( 아스팔트모양이긴 한데, 푹신푹신한 아스팔트엿슴! )가 아닌 모래였다면
저 귀신이 행동할 수 있는 반경이 좀 더 자유로웠을거라고 했슴.
그 말은 즉..
모래가 아니기에 이 곳으로 올라올 수 없다고 했는데, 그게 처음엔 뭔가 싶어서 임가도 의아 했다고 함.
그러다가 이 귀신이 지박령도 아니고 그저 떠돌던 원귀가 붙은거라고, 딱히 원한의 원인이 은이가 아니지만..
근데
" 직접적인 원한은 없으나, 목표는 너야 " 라고햇슴..
"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
" 정말? 안했어? 남에게 원한살 짓 한적 없어? " 라고 물었슴.
은이는 끝까지 없다고 우겼고,
임가가 그럼 모든것과 모든 가능성과 경우를 솔직하게 말할테니 잘 생각해 보라고 했슴.
" 미끄럼틀 옆, 저 귀신이 서있던 자리 아래에 묻혀있는게 있는데, 그게 뭔지 알아? "
........이 순간 시체를 생각한건 나랑 노루 뿐이였을까.....은이는 모른다고 했슴.
우리의 생각은 보기좋게 땡.
" 너를 저주하는 물건. "
즉.. 미끄럼틀 옆에, 그 귀신이 서있던 아래에 묻혀있는게 은이를 저주하는 물건이라고 했슴..
저주... 생소한 말이였슴.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단어를 직접 들으니 벙벙 했슴.
우선 난 귀신은 믿되, 저주 같은건 잘 믿지 않음...
근데 그거 기억남? 내가 분신사바 편에서
사람의 염원과, 목소리, 언어의 힘. 엄지언니처럼 사람의 간절함은 힘을 갖는다고 함.
저주의 행위가 어떻든, 진짜던 가짜던,
저주를 거는 사람의 원한이 크면 클 수록 염원도 강해진다고 함..
무슨말인고 하니
지박령도 아닌데 일정한 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떠돌던 원귀가 갑자기 은이에게 달려들려하는 이유가 이상했다고 했슴.
그러다 머릿속에 저주라는 단어와 함께
떠돌던 원귀가 무언가의 나쁜기운을 매개물로 삼아 원한을 키우고 있다. 라고 떠올랐다고 함.
그 매개물인 저주하는 물건이 저 모래에 묻혀있기에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그 모래, 즉 저 안이라고 했슴.
그리고 그 귀신이 어제 노루를 쳐다본 이유는 노루는 상대적으로 기가 약하고
은이와 있을 때 은이의 기가 노루에게 묻어서 그래서 어제 노루보러도 놀이터 들어가지 말라한거라고 했슴.
" 저게 원한을 더 쌓는 날에는 매개물 따윈 필요없이, 매개체를 찾을 껄? "
은이는 좀 듣다가 더 이상 들을 가치없다고 성질내고 욕하면서
노루보러 이런애들랑 노니까 좋냐고 비꼬고.. 그대로 훽 가버렷슴.
노루는 괜히 임가에게 대신 미안해하면서 진짜 미안하다고 했고...
난 그 매개물이라는게 궁금해서 임가한테
" 파봐도 돼? " 라고 물었다가 임가가 " 건들지마 " 라고 해서 포기함ㅎㅎㅎㅎ..
임가는 노루보러
" 은이 만나지도 말고, 은이네 집도 가지말고, 당분간 이 놀이터도 오지마. "
노루도 임가에게 미안해서
학교에서도 절대 은이 이야긴 입 밖으로도 내지 않고 지내다가,
몇 주 뒤에 은이에게 스스로 연락옴.
은이 말은 이랬슴.
노루랑 은이가 별로 친하지 않았으나 자주 만났던 이유는..
은이가 그때 최근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게 어떤 여자선배랑 은이 남자친구였던 애랑 바람나서 헤어진거였음.
은이가 엄청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길래,
맘 약한 노루는 가짜친구네 뭐네 해도 그래도 또 똑같은.. 우리 1학년때처럼, 그 아이처럼.
그런 일이 똑같이 일어날까봐 겁이 나서 친구를 잃기 싫어서,
노루는 힘들어하는 은이를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들어주고 달래주고 그랬다고 함.
그리고 그 저주는
남이 은이를 저주한게 아니라
은이 스스로가 전 남자친구와 그 여자선배를 저주한거라고 했음..
저주 방법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여자 선배 사진이랑 남자친구 사진 구해서 태우고 뭔 짓하고, 난리바가지 쳐서
태운다음 묻은거라고 했슴.
허
그리고 임가는 알고 있었슴.
은이 스스로 한 짓이라는걸.
그래서 은이보러 매개체를 찾는다네 뭐네 한거고,
은이가 욕하고 짜증내면서 가버린걸 보고 확실하다고 생각했다고 했슴.
은이는 어떻게 하면 되냐고 도와달라고 부탁했슴..
난 소름끼쳐서 임가한테 " 너 어떻게 알았어? 은이짓이라는 거 " 라고 물었었슴.
임가지는 " 그 여자가 은이한테 달려들 때, 들렸어. "
" 뭐가? "
" 네 몸도 줘. 라고 "
.... 몸 '도' 달라고 할 때 부터 알았다고 함.
그렇다면 이 매개물의 원한은 은이로부터 나온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임가지는 은이에게 도와달라했고 임가지도 노루 때문인지 거절하지 않았슴..
다음주 일요일 저녁 늦게 보자고 했슴.
자기가 거기 갈때까지 놀이터 근처에도 가지 말라했고
다음주 놀토에 할머니한테 연락드리고 아침일찍 가서 부적 두 장 구하고 다음날 놀이터로 갔슴.
노루는 무섭다고 싫다해서 노루 빼고 셋이 만났슴. 난 구경하고 싶다고 난리쳐서^ㅇ^
낮에 보는게 좋긴 하지만 낮에는 어린애들하며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곤란하다고 저녁 늦게 본거였슴.
은이랑 난 밖에 있으라 하고 성큼성큼 놀이터안으로 들어가서
미끄럼틀 바로 옆은 아니고 그 근처 쯤에 발로 땅을 대충 파더니
할머님께 받아온 부적 중 한장을 그 자리에서 태우고 묻었슴.
그러곤 다시 성큼성큼 나오더니
남은 한장에 불을 붙이고 은이 몸 주변으로 타는 부적을 들고 빙빙 돌며 태웠슴.
" 모래에 묻은건 정화시키는 부적이고, 방금건 부정 쳐내는 부적이야. " 라고 했슴.
그리고 마지막으로
" 너 싫다고 버린 남자. 뭐가 좋다고 붙잡고 늘어지냐. 한심하게..
사람은 누구든지 매달리고 늘어지는 사람보면 정 떨어지기 마련이야.
니가 아무리 붙잡아봤자 니 꼴만 우스워져. 너 싫다잖아. 딴 년이 좋다잖아.
억울하고 복수하고싶고 힘들고 괴롭고.. 솔직히 그런거 난 잘 모르겠는데,
복수하고싶으면 이런 꼴 사나운 짓 하지말고 니 자신을 좀 더 가꾸고, 사랑해서
잘 살면 그걸로 복수 어느정도 된거 아니야?
그 남자가 얼마나 멋진지 모르겠지만 이 여자 저 여자 쉽게 좋아하는 줏대없는 남자
좋아했던 니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진 않냐? 니가 뭐가 아쉽다고 그런 남자에게 매달리는거야?
세상을 살면서 이게 제일 아프고 괴롭다고 생각해?
넌 앞으로도 분명 다시 사랑을 하고 또 이별을 할텐데
그렇게 반복할 때 마다 사진에다 저주하고 니 자신을 저주할래?
멋진 사람을 바라지 않아도, 니 스스로가 멋진 사람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 역시 멋진 사람일거야. "
오늘도 역시 임가의 주옥같은 언변을 따라잡지 못해 횡설수설 하는 훈녀구함입니더..
이것 또한 저의 헛소리이니 안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이 글을 읽고 관심을 주시는 많은 언니, 오빠, 동생, 친구 님들.
우린 다 사람이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으니 타인과의 많은 상호작용 속에 살아갈거에요.
이미 배우자를 만나신 분들도 계실테고, 아직 만나지 못한 분들도 계실겁니다.
아직 만나지 못하신 분들은 언젠간 긴 인생을 함께 보낼 배우자를 만나기도 할 거구요.
배우자를 만나기 전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겠죠.
여러 노래들처럼 전 사람의 인연은 사랑과 동시에 이별도 함께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다만 사랑할 땐, 그 때는 사랑이 너무 커서 사랑 뒤에 있던 이별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죠.
이별 때문에 힘들어하고 울고.. 그런건 지극히 정상적이고 순수하고 예쁜거에요.
하지만 그 방식이 조금만 틀어지면 그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근데요
죽을 것 처럼 힘들고 슬프고 괴롭고, 뭘 해도 그 사람이 생각나고,
꾹참고 버티다가 더 이상은 안돼겠다. 싶을때는 참지말고 용기내어 다가가도록 해요.
미련이라고 주위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집착하지말라고 붙잡지 말라고 그 사람이 욕해도,
다시 붙잡은걸 후회할 망정, ' 그때 붙잡아 볼껄 ' 하고 후회하는 바보가 되지 말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좋다고 떠난 사람을 붙잡는건
어리석고 한심하고 바보같은 짓이에요.
나 싫다잖아요. 다른 사람이 좋다잖아요. 나 아닌 다른이가 좋다잖아요.
자신의 마음 하나도 주체 못하는 그런 한심한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걸 퍼줬던 내 자신이 그 사람에게 아깝다. 라고 생각하세요.
난 그에게 아까운 사람이니 더욱 더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다. 라고 생각하면 돼요.
난 누군가에게 굉장히 아까운 사람이였으니, 나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면 돼요.
상처받지 말고,
상처주지 말고,
울지 말고
울리지 말고!
오늘도 여전히 사랑해요 여러분^ㅇ^
늦게 오는 대신.
악플에도 단단해지는 , 한층 더 성숙한 훈녀구함이 되어 돌아올게요.
안녕히주무세요. 좋은꿈만 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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