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모성' ]
금요일이네.. 정말 시루떡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은 마음이야..
어제는 자는데 좀 춥더라.. 감기 안걸리게 조심들해^^
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니까 겁내지마..
내가 전에 말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우리친할머니 이야기야..
엄마말에 의하면 우리할머니는 항상 흰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고 계셨대..
머리도 반가르마해서 쪽지고..
대충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가지?
우리고모가 친할머니를 참 많이 닮았고 그때 당시 미용실원장님 추천으로 미스코리아에
나갈뻔!까지 했다가 할아버지한테 감금까지 당했다고 하니까
동네에서는 알아주는 미인이셨지..
그래서 그런지 우리 친가에 미남미녀가 참 많아.. 우리아빠도 조각미남이셨어..ㅋ
물론 난 외탁했고..-_-
그런 할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었냐면..
시골 친할머니댁에는 우물이 하나 있었어.. 사용하는 우물은 아니였고 그 우물 옆에
수도꼭지를 연결해서 거기서 등목도 하고 빨래도 빨고 뭐.. 그런식이였지..
후에 그집은 작은할머니가 사셨거든.. 증조할머니를 모시고.. 그래서 나도 본 기억이 나 ^^
암튼 그날도 할머니는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계셨어..
당시 시골 분교를 다니던 고모는 할머니 옆에서 물장난도 치고 놀고 있었대..
그런데 우물을 막아놓던 나무 판자를 들고 우물 밑을 구경하던 고모가
그만 우물에 빠지고 만거야..
사내아이들만 줄줄이 낳고 마지막에 낳은 고명딸이였던 고모가
그 우물에 빠진거니 우리할머니가 기겁을 했지..
놀란 할머니가 하던 빨래를 집어던지고 우물로 달려갔어..
다행인건 우물이 그리 깊지 않았고 물이 차있지 않았다는거야..
그래도 아직 어린아이였던 고모는 우물에 빠졌다는 충격과 공포심에 소리쳐서 울고 있었지..
할머니는 망설임없이 우물속으로 들어갔고
우물 벽 틈새에 손가락을 밀어넣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지..
고모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기억이 아주 드문드문 나는데 할머니가 했던 말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내려가면서도 계속 '아가..' '아가..' 이러면서 내려가셨다고 하니까..
그렇게 우물밑으로 내려간 할머니는 고모를 안고 한참을 우셨다고 해..
'괜찮다.. ' '괜찮다.. ' 이러면서 고모가 떨어지면서 발목도 다치고 여기저기 타박상을
입었는데 그곳을 어루만져 주면서 스스로 되뇌이는것 같은 말을 계속 하셨대..
일단 우물 밑으로 내려와서 고모를 안정시키긴 했는데
여자 혼자 힘으로 고모까지 안고 위로 올라갈수가 없던 상황이라
우리아빠가 오실때까지 한참동안 그 우물밑에 두분이 있게된거야...
무서워하는 고모에게 할머니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우리아빠와 삼촌들을 낳게되고 그리고 고모가 태어나던날
얼마나 기뻤는지..
마치 자신의 삶을 쭉 나열해가는것처럼 그렇게 말이야...
마을친구들과 놀던 아빠가 우물에 빠진 할머니와 고모를 발견하고
밭일하러 나가신 할아버지를 모셔오고 나서야
할머니와 고모는 그 우물에서 나올수가 있었대..
그리고 고모는 병원에 가서 다친 곳을 치료받고 건강을 회복했지
우리 할머니는 그 후로 몇일은 밭일도 다니시고 집안일도 하시고
별 탈 없는것처럼 그렇게 잘 지내셨대..
그러다가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하셨고..
계속 괜찮다고 하시던 어느날 허무하게 돌아가셨대..
아빠는 할머니 돌아가시는것도 못봤다고 후에도 계속 원통해하셨어..
시신을 보지 못하게 한 할아버지 원망도 많이 했고..
내 생각엔 아마도 '파상풍'이 아니였을까..싶어..
정신없이 내려가던 우물 어딘가에서 해를 당하신건지.. 그건 알수 없지..
고모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은 자기가 죽을 자리를 미리 알게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할머니가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고모에게 들려준것 같다고.. 그러셨어..
시간이 지나고 증조할머니를 모셔야해서
작은할머니(할머니의 동서..할아버지한테 후처가 있었던게 아니야..)가 할머니네 집으로 들어오게 되셨어..
그 우물은 할아버지가 시멘트로 입구를 아예 막아버리셨지..
동네에 주책맞은 아줌마 몇분이
할아버지 밭에서 김을 매는 할머니를 보았다고 수근거리고 그랬지..
작은할머니가 심성이 매우 고운분이라
돌아가신 할머니를 위해서 부뚜막에 항상 새로지은 밥을 올려놓고 그러셨나봐..
그런 작은할머니도 할머니의 형체를 몇번 보았다고해..
닭 모이를 주려고 들어가보면 벌써 닭들이 모이를 뜯어먹고 있기도 했었고
새벽녘 달빛에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할머니도 목격했고..
그래서 작은할머니가..
' 형님요.. 걱정말고 가요.. 아덜이랑 아주버님은 내가 잘 거둘께요.. '
그리 말씀하시면 사라지곤 하셨다고 해..
돌아가셔서도 가족들이 걱정되었던 할머니가
가끔 보러오셨던거라고
아빠는 그렇게 말씀하셨어..
[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10 - '자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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