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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7 - '묘지'

by 진실로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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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묘지' ]

 

 

 

 

점심들 맛있게 먹었어?? 난 해장하고 왔어..

예전엔 아침 아메리카노 하나로 깔끔하게 속이 풀렸는데..

이젠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야 그나마 술이 깨네..

 

 

우리 친할머니랑 친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나 갓난쟁이일때 돌아가셨어..

 

그러니까 내가 시골에 관련된 이야기를 쓸수 있는건 오로지 우리 외할머니덕(?)이라고 봐야해..

이번에 들려줄 이야기의 출처도 우리 외할머니야^^

 

무섭진 않아.. 그냥 조금 기이한 이야기야...

 

저번편에 나온 상여집 기억나지?

우리 시골만 그런건진 모르겠는데 초상이 나면 마을사람들이 일꾼이 되서 서로서로 돕고 그랬나봐..

그때 당시 까까머리 중학생이였던 외삼촌도 신기한일이였다고 기억하고 있더라구..

 

밤나무집 이씨 할아버지가 그날 돌아가셨다고 해..

장의사일을 투잡으로 하시던 김씨 아저씨를 필두로 마을 사람들이 소집되고

이씨 할아버지의 장례일정이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되어갔어..

 

장례 절차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역마다 풍습이 달라.. 오해하지마.,^^ )

장의사가 염을 하면 삼일장을 치르고 삼일장 마지막날 상여를 운반해서 장지로 가지..

 

그러면 상주를 비롯한 조문객들이 그 뒤를 따르고 마을 사람들이 관을 장지에 묻는거야..

보통 네다섯명 정도가 묻는일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 외할아버지도 이분들중 하나셨어..

 

땅을 파고 관을 옮긴 다음 흙으로 덮는데 그걸 한꺼번에 하는게 아니야..

어느정도 덮고 나서 마을사람들이 동그랗게 무덤위에 올라서서

노래를 부른대.. 노랫가락을 글로 표현하긴 힘들고 망자를 위로하고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르는 그런 노래라고 하더라구

 

그러면서 발로 무덤을 단단하게 만드려고 탁탁탁 치는 행동을 반복하는거야..

그렇게 봉분이 만들어지면 모든 장례절차가 끝나고 유족들은 이틀후에 삼우제를 지내는거야..

 

이씨 할아버지의 장례식도 그렇게 물흐르듯이 지나갔는데

봉분을 만들고 그날 저녁부터 일이 터지기 시작한거지..

봉분 만드는일에 참여했던 갑식아저씨가 그날 새벽부터 아프기 시작한거야..

 

열이 펄펄 나면서 아침나절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헛소리를 하고 그 몸으로 자꾸

방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아주 난리가 난거지..

 

다음날 갑식아저씨를 병원으로 옮기고 진찰도 받고 했는데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대..

 

그래서 다시 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병이 나을 생각도 안하고 음식도 못 드시고

그 상태로 몇일이 흐르고 그랬나봐..

 

그때쯤에 우리외할아버지도 몸이 좀 안좋으셨고

이씨할아버지 꿈을 종종 꾸게 되고 그러셨나봐...

 

외할머니한테 ' 야야 이씨할배가 자꾸 꿈에 나온다.. '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고 하더라..

 

갑식아저씨는 거의 한달이 되도록 차도가 없고 계속 계속 상태가 심각해져갔어..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도 하고 자다가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그렇게 되면서 갑식아저씨네 농사도 다 망해가기 시작한거야..

 

그러던 어느날 갑식아저씨가 실종된거야..

방금전까지만해도 구들장에 누워있던 아저씨가 감쪽같이 사라졌으니

아줌마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였지..

 

그래서 이장님이 마을사람들을 소집해서 갑식아저씨를 찾아나선거야...

그리고 한참후에 아저씨를 찾았는데..

 

글쎄.. 이씨할아버지 무덤에서 맨손으로 무덤을 파헤치고 있는 갑식아저씨를 발견한거야..

이장님이 기겁을 해서 아저씨를 뜯어말리고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어찌나 발버둥을 치고 힘이 쎈지 몇명이 붙어서야 겨우겨우 올수 있었다고해..

 

아저씨가 정신이 나갔다 돌아왔다 반복을 하는데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 할배랑 가야하는디... ' 이러다가

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서 ' 내가 왜 간다요! 나는 못가요! ' 이러기도 하고

제정신이 아니였대..

 

보다못한 이장님이 굿을 하기로 결정하고 읍내에 무당집에 갔는데

무당이 대뜸 사람 잡을일 있냐고 그 무덤 파헤치려고 했을때 도와서 같이 했어야지

그걸 왜 말리냐고 그랬다는거야..

 

몇일만 지나면 그 마을 줄초상 치를지도 모르니까

빨리 가서 무덤부터 파헤치라고 호통을 치더라는거야..

굿을 해도 소용없다면서..

 

놀란 이장님이 마을로 와서 이씨할아버지 유족들하고 상의를 하고

그 다음날 무덤을 다시 파보기로 한거지..

 

유족들도 처음엔 절대 안된다고 고인을 두번죽이는거라며(-_- 뭐지.. 이 익숙함은?..)

반대를 하다가 갑식아저씨네 아줌마가 사람 한번 살려달라고 빌고 빌어서

결국 허락한거라고해..

 

다음날 새벽같이 인부들 불러가지고 무덤을 파헤치는데

반쯤 파헤쳤을까...?

뭔가 반짝이는게 있더래...

그래서 흙을 헤쳐서 봤는데

갑식아저씨네 경운기 열쇠가 거기 떨어져 있었대..

 

마을에 경운기 가진집이 몇 없었고 갑식아저씨가 아끼던건데..

아저씨가 저렇게 누워있으니 쓸일이 없었던거라..

아무도 잃어버린지조차 모르고 있었대..

근데 그게 거기 떡하니 있었던거지..

 

봉분을 만들때 발로 무덤을 치는 그 일을 하면서

열쇠가 거기로 떨어진거지...

 

무덤은 다시 원상복구 되었고

갑식아저씨도 점점 나아졌다고해..

 

외할머니는

이씨할아버지가 죽은지 49일이 지나고까지

열쇠를 찾지 못했다면 갑식아저씨는 살아나지 못했을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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