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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4 - 'K'

by 진실로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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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K' ]

 

 

 

 

안녕? 잘들 잤어?

난 어제 모기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었어..

(오늘 출근하면서 방안을 화생방훈련실처럼 만들어놓고 왔어)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야..

내가 이나이까지 살면서 겪었던 일중에 제일 미스테리한 일이기도 하고.. 뭐.. 그래..

 

난 대학때 자취를 했어 집이랑 학교랑 멀어서 그런건 아니고

집안사정때문에 한 일년정도 혼자 원룸을 얻어서 지냈었지..

 

불꽃같은 대학1학년 시절.. 하.. 추억하니 벌써부터 간과 폐가 썩어가는 기분이네..

매일매일 술독에 빠져살고 시험기간 발등에 불 떨어져서 공부하고..

뭐 다들 비슷비슷했겠지?

 

처음 대학가서 느낀건.. 참 여러지방사람들이 많다는거였어..

 

국,중,고 다닐때는 거의 그 동네로 가잖아.. 내가 고딩때는 성적순으로 지망학교 적는 뭐 그런거였는데

내가 강남 몇학군 이런거 따질만큼 집이 잘 산것도 아니고 공부에 특출나게 재능이 있던것도 아니라

그냥 통학하기 편한 학교 위주로 지망을 했었거든..

 

근데 대학을 오니까 저~~기 제주도에서 올라온 재순이도 있고

저~~~짝 전라도에서 올라온 성식이도 있고 뭐 그렇더라구..

그때 참 사투리 많이 배웠어라...

 

암튼 난 특유의 망나니 기질을 한껏 발휘해서 모임의 우두머리라기보단

붙박이장같은 역할을 했어.. 모임에 가면 항상 내가 있다해서 붙박이장.. ㅋㅋ

어릴때니까 이해해줘..

 

그래서 그때 알게 된 친구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K' 야..

 

'K'는 좀 허언증 같은게 있는 친구였어..

처음엔 'K'가 말하는게 진실 같았는데 이게 점점 좀 이상해지는거야..

 

예를 들면 자기네 집이 엄청 부자여서 어릴때 바이올린,풀룻,피아노 안배워본 악기가 없다고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피아노칠일이 생겼는데 악보를 못 읽는다던가...

 

우리끼리 수다 떨면서 부자들은 우동먹으러 일본가고 피자먹으러 이태리간다더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갑자기 일본우동은 느끼하다고 해서

'우와 니 일본도 가봤나베(이때 난 사투리에 푹 빠져있었어..)' 이러면

마치 날 가소로운 가축보듯이 보고 그랬는데.. 나중에 보면 여권조차 없었다던가..

 

뭐 이런 소소한 일화를 가진 아이였지..

 

그러다 보니까 처음엔 'K' 와 같이 자주 어울려서 놀았는데 차차 멀어지게 되더라고...

지금 되돌아서 생각해보면 'K'는 허언증이 아니라 환상을 보고 그걸 입으로 내뱉었던게 아닌가 싶어..

 

다들 알겠지만 술먹고 놀고 그런것도 길어봐야 몇개월이야..

나도 점점 지치고 미팅의 후폭풍으로 커플이 되서 빠지는 친구들도 늘어나고

뭐 그러다보니 모임도 시들시들해졌지..

 

난 그때도 지금도 친구들 고민들어주는거 참 싫어했거든..-_-;;

 

근데 어느날 'K'가 나한테 고민이 있다며 술한잔 하자고 하더라..

그래서 다른약속있다고 거짓말을 했어.. 근데 대번에 거짓말인걸 알더라고..

 

여기서 'K'가 능력자임을 안건 아니야.. 난 거짓말하면 코가 빨개지는 기괴한 습성을 가졌거든..

 

암튼 여차저차해서 같이 술을 먹는데 난 술을 좋아하지만 잘먹지는 못해.. 그래서 항상 개가되지..

그 어두운 분위기가 싫고 딱히 막 친한것도 아니여서 대화도 끊기고

그리고 정작 고민있다고 했는데 고민이 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더 부어라 마셔댄거 같아..

 

그리구 어떻게 내 자취방에 왔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까 'K'와 내가 자취방에서 자고 있더라고..

 

숙취로 깨질거 같은 머리를 부어잡고 물 마시러 냉장고로 가는데..

방바닥이 온통 흙인거야.. 내가 뭐 화초를 기른다거나 그런 성격도 아니라

우리집에 흙이 있을 이유가 없거든..

 

그래서 어제 술먹고 어디서 굴렀나 싶어서 내 옷이랑 내 발바닥이랑 보는데

멀쩡한거야..

 

그래서 누워있는 'K'를 봤는데 발바닥에 온통 흙투성이에 머에 찔렸는지 유리도 박혀있더라

그래서 놀래가지고 'K'를 막 깨웠어..

 

니 발바닥 왜 이러냐고 내가 물어보니까 'K'가 아무말도 안하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가려고 하더라고..

 

그래서 단순한 나는 아 얘가 어제 술먹고 쳐넘어지고 우리집 방바닥 어지럽혀서 미안하다고

하는구나.. 그냥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어..

 

라면 끓여준다고 해장하고 가라는데도 그냥 간다고 하더라구..

나도 머리도 아프고 자고 싶어서 알았다고 하고 그냥 보냈지..

 

그리고 라면을 끓이려는데 라면이 없네? 하....

그래서 슬리퍼 질질 끌면서 동네 슈퍼에 가는데 앞에 경찰차가 막 있는거야..

 

우리동네가 대학가라 대부분이 원룸촌이야

방범 잘되어있는 원룸도 있고 내가 사는곳처럼 그냥 일반 주택을 원룸으로 개조한곳도 있고

종류도 참 다양했어..

 

근데 그앞에 폴리스라인이라고 그 노란색깔 테이프 있지?

그게 막 붙어있고 그렇더라고..

 

 

워낙 대학가 원룸에 도둑도 많이 들고 그래서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난 넘어갔는데

다음날 'K'가 나한테 니네동네에 별일 없었냐고 묻는거야..

 

그래서 별일없는데? 이러다가 경찰차 본게 생각이 나서 도둑이 들었는지 뭐 경찰차가 왔더라

그정도로만 이야기를 했지..

 

근데 'K'가 이상할정도로 놀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그러더라..

순간 나도 바보가 아닌지라 그날 'K' 발바닥이 생각이 나는거야.. 흙투성이 발바닥....

 

그래서 일단 그 자리를 피하고 집으로 와서 경찰차가 왔던 그 원룸앞으로 가봤어

아침에 숙취땜에 제대로 못봤는데 오후쯤 가보니까

일층집에서 사단이 난건지 유리창도 깨져있고 엉망이더라고..

 

슈퍼 아줌마한테 물어보니까 혼자살던 여대생이 집에 있다가 도둑 들어서 칼도 맞고 병원에 실려갔다고 하더라..

목숨이 위험한건 아니라면서

전날 앰블런스도 오고 그랬는데 난 술먹으면 진짜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체질이라..

그것도 모르고 그냥 잔거지..

 

그 얘기 듣고나니까 'K'가 더 의심스러운거야..

경찰에 신고를 해야되나 어쩌나 싶고 괜히 내가 'K'를 의심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신고했다가 'K'가 아니면 내 대학생활은 어찌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머리가 터질 지경이였어

 

그렇게 고민하다가 다음날 신고하기로 마음을 먹고 집을 나섰는데

범인이 잡혔다고 하더라..

 

난 'K'가 범인일거라고 확신했는데 어이없게도 아니였어..

맞은편 원룸에 살던 남자였는데 사시공부하는사람이였다고 해..

 

근데 자기집 창문에서 내려다보는 여대생 집에서 여대생이 남친하고 나오는 장면을 보고

나는 이 골방에서 이러고 있는데 행복해보이는 남녀를 보니까 순간적으로 미쳐가지고

새벽에 칼들고 찾아간거라고 하더라...

 

난 'K'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그럼 그날 'K'발바닥이라든지

우리동네 무슨일있냐고 물어본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의문 투성이였어..

 

그날 학교 가니까 'K'가 있더라구

의심한게 미안해서 말도 못 붙이고 있는데 'K'가 먼저 와서 말을 걸면서 해준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믿을수도 안믿을수도 없는 이야기였어..

 

'K'는 어릴때부터 환상 같은게 보였대 근데 그게 현실하고 좀 분리가 안되서

어릴때부터 거짓말쟁이라고 놀림도 받고 그랬나봐..

 

꿈속에서 자기가 주체가 되서 저지른일이 실제로 일어나거나 그런 사건도 몇번 생기고 그랬나봐..

그래서 내가 그건 몽유병 아니냐고 했더니 몽유병은 정신은 자고 있는 상태에서 실제로 자기 육체가

저지른일이지만 자긴 실제로 자기가 저지른일이 아닌 일이 꿈속에서 보이고 그런다고 하더라고

 

근데 꿈을 꾸면서는 마치 자기가 저지른일처럼 생생하다는거야 그 느낌이..

 

우리집에서 술먹은 날도 그랬대..

꿈을 꾸는데 어느집 현관문을 열고 자기가 들어가서 여자애를 칼로 찌르는 꿈을 꿨대

 

그리고 내가 깨웠는데 자기발이 그 모양인걸 알고 또 그런일이 시작된거라고 생각한거지..

그래서 우리동네에 무슨일 없었냐고 물어본거고..

 

그런 꿈을 꾼 날은 항상 어딜 돌아다니다 온것 처럼 발바닥이 그렇게 까매진다고 하더라고..

난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이걸 믿어야 되는건지

 

'K'가 전날 술먹고 뒹굴다 허언증처럼 또 나한테 거짓말을 떠벌리는건지

참 많이 헷갈렸어..

 

내가 안믿는 눈치인걸 안건지 'K'도 말문을 닫고 가더라고..

그렇게 그날일은 나도 중고딩 친구들 만나서 술안주로 몇번 이야기 하고

그냥그냥 넘어갔거든

 

'K'도 다른그룹 친구들을 사귄건지 어쩐건지 더이상 우리 무리에서 놀지 않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구 방학이라 난 본가 우리집에 와서

동네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기 바빴는데

낮에 문자가 온거야.. 'K' 번호로.. 진짜 지금도 기억하는데 딱 네글자로 온거야 문자가..

 

아빠위독.. 이렇게..

 

난 이게 뭔가 한참을 보다가 전에 'K'가 한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냥 넘겨버릴수도 있는 문자였는데

왠지 집에 당장 가봐야겠다 싶더라고..

 

그래서 집에 가보니까 우리아빠가 티비를 보면서 자고 있는거야..

-_- 난 이게 뭔가 싶어서 아빠 티비 끄고 자.. 이랬거든..

 

근데 아빠가 대답을 안해..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서 봤는데 입도 벌리고 계시고 평상시하고

다를바가 없는데 눈이 좀 이상한거야 다 감겨있지 않고 2/3 정도가 떠져있고

그래서 막 흔들어깨웠는데도 안일어나시더라..

 

진짜 놀래서 119 부르고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하고 난리가 났지

119와서 병원에 실려갔는데 급성심근경색이였어.. 시간이 조금만 지났어도 큰일날뻔한거고

우리아빠는 살아났는데 몇달간 병원신세를 져야했지..

 

아빠때문에 경황도 없었고 그래서 몇일간 'K'한테 답장도 못하고 전화도 못하다가

상황이 좀 수습되고 전화를 했는데 안받더라

그러고 나선 내가 집안사정땜에 학교도 쉬고 일하러 다니고 생활에 치여사느라

연락할 생각을 못했어..

 

그래도 그때 'K'가 보낸 문자는 아직도 궁금해..

'K'는 또 꿈을 꾼걸까... 어떤 꿈을 꾸고 나한테 문자를 보낸걸까...

 

사실 지금도 마음먹으면 'K'의 연락처를 알수 있지만

왠지 그런거 있잖아.. 연관되고 싶지 않은 마음..

 

내 마음이 그렇더라고...

 

내용은 긴데 좀 허무하지?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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