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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임가지] 나도 귀신 보는 친구가 있뚜와 16

by 진실로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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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 [훈녀구함-나도 귀신보는 친구가 있뚜와]

 

 

 

 

 

이번글은 동물 애호가... 보다는

고양이 애호가님들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시지 않는게 좋을지도모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아빨 용서하세요.

심성이 고우시고 못난 오빠와 저를 아끼고 또 아끼고

금송아지 만치 사랑하시는 자애로우신 분이십니더ㅠ.ㅠ...

참 죠으신분이에요. 우리 가족중 내 스팸을 양보해드리고 싶은 유일한 분이심...

 

그러니 우리아빠를 이해해주실수 있는 분만 읽어주세요.

 

그럼 아주아주 오랜만에 왔으니 당연하듯 길게 아주 길게 스크롤이 코딱지만 해지게 써보겟슴!

 


 

전편에 우리오빠와 엄마가 임가지교의 딸자식, 동생을 갖다받치는 맹신도가 되는 과정을 말씀드렸음.

 

우리오빠는 그 뒤로도 여전히 등과 배에 판때기를 받친 채 

그 간사오빠를 용서하고 성인군자마냥 인자한 미소와 등짝을 쓰다듬으며

 

" 다신 이런사진 찍지말고 " 와 함께

 

" 너 이제 내앞에서 꿈의 ㄲ자라도 꺼내면 목뼈빠개버린다 "

 

라고 선포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별종임.

 

꿈사건이 있은 뒤부터 우리 오빤 임가지를 ' 동생친구 ' 라는 호칭에서 자상돋는 ' xx아~ '(임가지 본명) 로 바뀜

허나 노루는 여전히 동생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은 깡통ㅋㅋ페인트깡통ㅋㅋㅋㅋㅋㅋ노루라고도 안불러줌.

 

우리 엄마는 오빠일을 기점으로 임가지를 슬슬 맹신하기 시작하셨고

이번일을 기점으로 임가지에게 ' 무한한 신뢰 ' 를 주심

 

허나 그때만해도 우리 아빠는 우연의 일치,

혹은 ' 나의 등짝넓은 딸이 이 아빠를 농락하는구나 '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슴.

 

그리고 곧 우리 아빠까지 임가지교의 보이지 않는 든든한 지지자로 만드는 계기가 있었슴.

 

간간히 어메이징한 사건들이 몇몇있었지만 글로 쓰기엔 뭔가 애매모호해서 쿨하게 패스하도록 하겠음.

나중에 쬐끔씩 게갈안나게 들려주긴 하겠슴.

 

오빠의 정신사나웠던 고등학교 3년의 생활이 끝나고

대학을 전혀 못 갈 것같은 성적으로 어느 이상한 대학교에 진학을 함과 동시에

 

우리오빠는 해방된 민족마냥 졸업장을 들고 만세를 외칠 때,

난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는 인질마냥 죽을상을 한 채 험난한 고3 생활이 시작됐던 무렵임.

 

우리오빠가 졸업장을 들고 만세를 외칠 만 했음.

우리 가족은 오빠가 졸업은 커녕 퇴학당할 줄 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업한것만으로도 정말 기특한 일임.. 지 스스로도 졸업한게 신기했나봄ㅋㅋㅋㅋㅋㅋㅋㄱㅅㄲ

 

3학년에 올라간 우리는 ......... 더 정신사나웠음

1학년땐 다 같이 같은반, 2학년 땐 나 혼자 다른반, 3학년 땐 하느님이 도우셨는지 부처님의 은덕인지

 

또 나만 다른반이 되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때 정말 세상은 나에게 왜이럴까. 라는 생각으로 매일 하루를 마친것같음

 

그리고 아무리 노루라해도, 아무리 공부를 안해도 늘 상위권인 임가지라해도 고3의 타이틀은 버겨웠나봄..

2학년때 쉬는 시간마다 매점 털어가지고 우리반에 와서 내 굶주린 배를 채워주던 나의 동무들이 ...........

가끔빼고는 등교시간,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야자시간 혹은 방과 후에나 만나게 되었음..

이 얘긴 중요한게 아니니 스킵하고

 

때는 아직 방학이 끝나지도 않은 2월달이였음 아마 초 였던걸로 기억되니 그냥 그렇다고 치겠슴.

하지만 역시 우린 방학따윈 필요없는, 대한민국의 모든 스트레스를 합쳐도 부족 할 고쓰리였슴.

 

당연히 방학은 개뿔 학교에 방학을 반납하고 교실에 틀어박혀 공부하고 독서실끊고 학원끊고...

난 내심 또 흐물이 (1편참조 ) 를 보게될까 걱정이 쌓여갔지만

그래도 흐물이보다 더 무서운건 시골 한구탱이 산언저리에 처박힌

2년제 대학 정문을 향해 울상을 짓고 등산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였음.

 

대한민국 인문계 고쓰리 시절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공감을 느낄것임

 

아침 8시부터 저녁 12시까지 밖에서 신나게 내돌려지다가

집에 들어와서 새벽 3~4시 까지 예습 복습을 하고 몇시간 안자서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가 반복되던 일상이였슴.

 

당연히 아침 일찍 나가서 새벽녘쯤에야 들어오는 나를

부모님과 오빠가 볼 수 있는 시간은 아침 식탁위에서 뿐이였음

 

그날도 여전히 아침 식탁위에서 퀭해진 얼굴로

밥이라도 푹푹 퍼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차게 숟가락질을

하고 있던 차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는 내 동생의 다크써클이 지네 학교 교복 마이색같다며^ㅇ^

 

고3되면 여자애들 살이 무럭무럭 자란다며

내 동생도 살이 무럭무럭 자라면 밖에서 우리 아는척하는거에 대해 생각해보자며 ^ㅇ^

날 놀려먹었음

 

엄마는 오빠가 공부와는 담쌓은 인간이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내 쪽으로 쏠리셨고

아빠는 고딴거 다 필요없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내가 고2때까지 생각하셨지만^ㅇ^

 

막상 딸래미 고3이 되고보니 등짝을 보아하니 너무 튼튼하게 자랐으니 공부도 조금 해다오.

로 바뀌셨기에 그 기대에 부응해야만 하는 내 부담감은 약간 컸음

 

엄마는 내가 또 기가 허해져서 헛것보고 자지러질까 걱정되셨는지

오빠 고3땐 없던 보약까지 해서 챙겨먹이기 시작하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빤 보약 안처먹어도 남의 집 자식 잘만 두드려 팬다고ㅋㅋㅋ

보약까지 해처먹이면 두드려 패는것도 모잘라 호적에 빨간줄 생길것같다고 오빠의 보약은 물건너갔음.

 

그날 아침에 아침식사하는 식탁에서 찌개에 코를 박는 오빠를

개처럼 처먹지말라고 때리려는 엄마와

또 사람좋아보이는 허허웃음으로 찌개그릇을 슬그머니 오빠의 앞에서 멀리 치우는 아빠를 보며

참다운 가족애를 느끼며 식사를 하고 있었음^ㅇ^

 

찌개그릇을 옆으로 빼낸 아빠가

 

" 오늘 아빠 삼일간 지방으로 출장간다. "

 

라고 하셨음.

 

엄마는 이미 알고있는 눈치였고

지금 가만가만 생각해보면 아마 우리아부지는 아들놈과 딸래미가

 

" 아버지, 먼길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제가 아버지가 안계시는 동안 어머니와 어린 누이를 잘 보살피고 있겠습니다. " 이런거나..

 

" 아버지ㅠㅠ 이틀이나 아버지를 뵐 수 없다니ㅠㅠ

소녀는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흐를것만 같습니다ㅠㅠ 가지않으시면 아니됩니까?ㅠㅠ 흑흑 "

 

이런걸 바래셨는지도 모르겠음...

허나 밥상앞에서 진정한 가족애가 뭔지 절실히 보여주는 우리가족은 달랐음.

 

" 아빠 가기전에 나 돈좀주고 가. 오토바이 안살께 이제. 나도 대학생이야. 돈모아서 차 살꺼야 "

 

아빠의 출장간단 말씀은 귓등으로도 듣지않는지

대책없이 돈이나 퍼달라는 소리나 하고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

미친노..ㅁ 배보다 배꼽이 더큰소리하고 자빠졌었음ㅋㅋㅋㅋㅋㅋ

면허증도 없는 나부랭이가 차는 사서 등에 매고다니려고 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생각이 없는 내 오라버니는 면허따게 돈달라고 하면 될것을

차산다고 헛소리나 재껴서 엄마한테 또 맞음ㅋㅋㅋㅋㅋㅋㅋㅋ깨소금맛이다

 

오빠의 그지같은 발언에 아들자식 낳아봤자 다 부질없다는 상실감이 드셨는지^ㅇ^

오빠를 언짢게 쳐다보시다가 이내

나에게 무얼 기대한다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셨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스트레스가 만빵인 대한민국 고쓰리였기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밥만퍼먹으며 침묵으로 일관했음............ 아빠 미안....

다녀오시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음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하루 8시간씩 꼬박꼬박 퍼자던 사람이

갑자기 3~4시간씩 자고 스트레스 받고 하면 정말 만사 짜증나기 마련임...

입떼는것 조차 힘들고 짜증났었음ㅠㅠ

 

그렇게 가족애가 넘치던 아침식사를 끝으로 난 다시 책가방을 들쳐매고 다녀오겠습니다도 생략한 채

묵묵히 임가에게 ' 지금나가 ' 라는 문자를 보내며 집에서 나왔슴

 

엘리베이터에서 튕겨지듯 튀어나오면서 임가지를 향해 성난 소처럼..

빨간 천을 향해 대가리를 들이박는 한마리의 황소처럼 미친듯이 달려갔곸ㅋㅋㅋㅋㅋㅋ

임가지는 역시 내친구답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날 피해서 걷기시작했었슴.......매몰찬계집애

 

" 아버님 어디가셔? "

 

묵묵히 제 길만 걷던 임가지가 흘리듯이 내뱉은말에 손에 든 영단장을 뒤적이던걸 멈추고 임가를 쳐다봤슴..

그때 그 순간 난.. 속으로 ' 아 대단하다 ' 혹은 ' 어떻게알았지? 말안했는데? 역시 신기해 우리 임가 ' 이런 생각보다는...

임가지 말을 듣자마자 딱 한가지 드는생각이 있었음.

 

' 슈발... 얘 앞에선 뻥도 못치겠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생각이였슴..

난 욕을 잘 하지않는 신여성이지만 저땐 속으로 욕햇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남 우리 임가. 말안해도 암

 

" 어떻게 알았어? 우리아빠 출장가는거 "

 

" 몰랐어. 입이 제멋대로 움직인거지 "

 

그거... 그거 같았음.. 신내림 받은 분들이 가끔 신이 제 입을 통해 말할때 그때처럼 그냥 말이 나온다고 했슴.

임가는 대수롭지 않은듯 넘기는것같았슴. 하지만 난 신기방기해서 영단을 외우는걸 집어치우고 주머니에 쑤셔넣었슴.

 

근데..내 영단장 괜히 쑤셔넣음

그 뒤로 임가지는 나에게 별얘기 없었음

내가 뭐 더 해줄말 없냐고 옆에서 보챘지만 임가지는 ' 딱히 ' 라고 매정하게 말한 뒤 침묵을 유지했슴.

 

난 누누히 말했듯이 임가지가 말하지 않으려는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가 빠름..

금세 궁금증을 접어버리고 영단장도 집어넣은김에

 

임가지랑 못다한 얘기나 실컷할 생각으로 학교 가는 내내 종알종알 거린것같음..

내가 학교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한것은 영양가가 제로이니 스킵하도록 하겠슴.

 

내가 집에 들어간 시간은 평소와 똑같은 열두시 좀 안됐거나 좀 넘었을 시간이였음.

우리아빠는 항상 출장 갈때면 가족바보 아니랄까봐 가족 걱정이 차고 넘치셔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전화하심.

 

전화받는걸 싫어하는 나한텐 문자를 하시곤 하셨는데,

그날도 여전히 아빠한테 온 문자를 뒤늦게 확인하고 답장을 할까 말까하다가 결국 안했던 날이였슴.

문자내용은 그냥 아빤 잘도착했고 밥도 잘 챙겨먹었으니

걱정ㄴㄴ 엄마오빠를 부탁한다 뭐 이런식이여서 답장하기도 애매했음.

 

사실 스트레스가 쌓여서 걍.. 아빠 문자도 짜증났던거 같음.

 

' 누가 걱정했다고 혼자 오버야.. 아빠가 어린애도 아니고.. 아 귀찮아 '

이런 생각이 내 속 깊은곳 한구탱이에 자그맣게 존재했는지도 모름.

 

여러분은 이러지마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죵말 이러면 안됩니다ㅠㅠㅠㅠ

 

그렇게 임가지랑 노루랑 네이트온 켜서 대화창 켜놓고 얘기하다가,

꽤나 늦게까지 두꺼운 책들을 부여잡고 씨름하다가 잤음.

 

그리고 사건이 팡파레 팡팡 터지듯 터진건 바로 아빠 출장 이틀째 되던 그 다음날이였음.

 

 

 

 

그날이 놀토였나? 아무튼 난 학교에 안갓슴.

학교에선 고3은 나오라고 했지만 안갔음. 휴일만큼은 귀하게 여기고 싶었음.

 

내가 눈뜨고 일어난 시간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 였음.

 

거실에 나가보니 엄마는 티비보고 있고 오빠는 당연히 이름모를 대학교 기숙사에 처박히기 전에..

즉 입학하기 전에 자신의 친구들과 남자들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피씨방을 가겠다고

집을 기어나가서 코빼기도 볼 수 없었음.

 

거실 쇼파에 올라앉아 엄마한테

 

" 아빠한테 전화왔었어? "

 

이게 내가 아빠가 뭔일 있을까 싶어서 물어본게 아니라,

그냥 아빠는 매번 출장갈때마다 전화를 너무 자주하시니까

그게 당연해져서 그냥 아빠가 뭔말했을까 싶어서 물어본거였음.

 

" 응 아침에 전화 한번 오고 왠일로 잠잠하네 "

 

엄마랑 난 티비를 보면서 입은 아빠 얘길 주고받고 햇슴.

아빠가 뭔얘기를 했다는 둥, 난 아빠가 어제 이런문자를 보냈다는둥..

정말 여기까진 지극히 평범한 대화고 일상이였음.

 

근데 엄마랑 내가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던 이 오후에,

우리 아빠는 출장지에서 사람들과 함께 고양이를 쫓고 계셨슴.....

 

그렇게 그날 밤, 엄마가 점심에 전화를 걸지 않은 아빠에게 조금 삐졌었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래서 아홉번 잘하고 한번못하면 욕먹는다는말이 맞는가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식사 다 끝내고 느즈막히 아빠에게 전화가 왔슴.

엄만 삐져서 아빠한테 점심시간에 뭘 그리 열심히 드셨길래 전화하는것 까지 까드셨냐고 물으셨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빤 점심시간에 폰도 집에 놓고가고 점심도 못먹고 고양이를 쫓느라 전화 못했따고 미안하다고 하셨슴.

엄만 난데 없이 고양이를 왜쫓냐고 고양이 함부로 건들이면 안된다고 괜히 이상한짓 하지말고

내일까지 얌전히 있다 오라며 아빠를 혼내셨슴...

 

난 진정한 가족애를 넘어서, 사이좋은 부부의 참모습도 보며..

아 나도 결혼하면 저렇게 되는건가...........^ㅇ^... 쓴웃음을 지으며

결혼 후 우리엄마처럼 주도권은 내가 잡겠다고 다짐하며 방문을 닫아버림.

그리고 임가지에게 내일 우리집에 놀러와~~~~~~라고 문자보낸 뒤 공부는 때려치우고 폭풍 잠.

 

아빠 출장 삼일째 되던 날.

일요일은 티비 동물농장과 서프라이즈 때문에 내가 눈을 정말 일찍 뜸.

이 두개는 시간대가 이어지는 패키지라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좋았음.

 

임가는 우리엄마가 휴일에 놀러올땐 점심 먹지말고 오라고 해서

그날도 아침 댓바람부터 들이닥쳤던걸로 기억함.

 

엄마는 점심준비중이셨고 오빠는 피씨방으로 성에 안찼는지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다 부작용으로 술병나서 지방에 틀어박혀

곯아떨어졌다고 엄마가 친히 말씀해 주심..

 

그때까진 엄마랑 나 오빠는 우리아빠한테 뭔일이 생긴지도 몰랐슴.

심지어 임가지도 몰랐다고 함.

 

아빠가 집에온건 그날 오후 3시쯤이였나?

 

거실에서 엄마랑 나랑 임가지랑 셋이서

오순도순 삶은 밤 숟가락으로 파먹고 있었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갑자기 임가지가 밤파먹다 말고 갸우뚱

 

그 모습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웃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밤파먹다 갸우뚱.. 만했을땐 조금 웃겼는데 갑자기 엄마가 임가지에게

 

" 밤이 맛없니? "

 

라고 묻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되게 별거 아닌데 엄청웃겼슴...

웃긴걸 꾹 참고 임가지에게 왜그래? 우리집에 귀신있어? 라고 물어봤더니

 

" 온다 "

 

사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좀 쫄았었음..

갑자기 밤파먹다 말고 진지해져서는 다짜고짜 온다니.. 안놀래는 사람이 더 이상함

 

온다라는 임가지말에 뭐가 와? 누가? 왜? 어디로? 여기로? 우리집으로? 라고 묻기도 전에

현관벨이 울렸슴.

 

엄마는 별로 놀라진 않았지만 난 심장이 쓸개에 붙었다 떨어지는 심정이엿슴.

엄마가 현관문을 열어주시러 가고..

난 파먹던 밤을 팽개친 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쫄았던 내 자신이 한심해서

괜히 허세를 보태 더 크게 웃으며

 

" 온다는것이 우리 아빠였냨ㅋㅋㅋㅋㅋㅋㅋㅋ

잘 키운 임가지, 열 강아지 안부럽닼ㅋㅋㅋㅋㅋ귀 좋다 너 "

 

신명나게 웃고있는데 정작 임가지는 날 무시한 채 우리아빠가 들어오는 현관문쪽을 쳐다봤음..

웃을 상황이 아니라는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

무표정한 임가지 눈을 따라간 곳에는.. 우리 아빠가 서계셨슴..

 

" 아빠.. 몰골이 왜이래? "

 

아빠를 보자마자 딱 나오는 말이 정말 저거였음.

내가 지난 추석부터 이번 설날까지 주구장창 모아두고 쌓아둔 내 스팸들을 걸고 말하겠음. 

여지껏, 모든 총편을 다 털어서 내가 한말중에 뻥, 거짓, 구라는 단 1%도 없다고.

(0.9%는 있을수있슴..ㅎㅎ나더 사람인지라) 

 

아무튼 밤파먹던 자세로 고개만 돌려서 아빠를 보고 나온말이 고작... 아빠 몰골이 왜이래라니..

엄마도 아빠 짐가방 받아들자마자 집어 던지고 어디아픈거 아니냐면서 아빠 얼굴부터 살피셨슴..

 

아빤 어딜 다치고 그런게 아니라, 정말 많이 피곤해 보이셨고 힘들어 보이셨슴.

아빠가 긴얘기는 자고 일어나서 하겠다고 하실 때

임가지가 갑자기 재빠르게 일어나서 우리 아빠를 지나쳐 현관문쪽에 서서

널부러진 신발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슴..

 

임가지는 어른들에게 예의를 칼같이 지키는,

더군다나 노루네와 우리 부모님들께는 괜히 '무당손녀' '무당집 딸' 이라는 이유로

자기와 못어울리게 할까봐 일부러 밝은척하고 어머님 아버님 이러면서 살갑게 구는앤데

 

우리아빠가 오셔도 인사한번 안하고 그냥 지나쳐서 현관문 앞에서 신발이나 내려보니까 우리아빠는..

피곤하신데 맘까지 단단히 삐치셔서 안방으로 들어가버리시고 난 신발 내려보는 임가지한테 가서

 

" 왜그래? 우리아빠 유치한거 알면서, 아빠 너한테 삐졌어 "

라고 아빠의 심정을 내 친히 전해줌.

 

하지만 임가는 우리아빠의 심술은 뒷전이라는 듯.. 뜬금없이

 

" 고양이가 싫어하는게 뭐야? "

 

라고 다짜고짜 나에게 물었슴...

 

난 참고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음.

개같은 고양이는 좋은데, 그냥 고양이는 너무 도도해서 주인을 주인으로 안보는거같다는

부정적인 편견때문에 고양이를 싫어함.

그리고 무엇보다 그 눈.. 눈이 너무 무서움. 그래서 고양이에 대한건 아무것도 모름..

그렇기에...

 

" 개..?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양이랑 강아지는 천적이라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어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슨인증..

 

" 물 싫어하지 않나? "

 

우리 얘기를 가만가만 몰래몰래 듣고있던 우리엄마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답답했는지 흘리듯이 던져준 말이였슴.

 

엄마말을 들은 임가지가 나한테

 

" 물 좀 떠다줘 빨리, 그리고 많이 " 

 

라고 해서... 난 물뜨러가는 그 짧은시간동안

임가지 몸에 고양이 령이 빙의된건가? 임가지가 빙의도 할 줄알았나?

그래서 물을 찾는건가? 별의별 생각을 다한것같음...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서 많이 달라길래 그냥 물통 채로 들고 갔더니

 

임가지가 돌연 신발들을 발로 툭툭 쳐서 죄다 치우더니

신발벗는곳에 금쪽같은 우리 가족의 식수.. 둥굴레차를 콸콸 부어버렸음..

 

그때 멘탈붕괴라는 말이 있었더라면 난 임가지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 넌 날 멘붕시켰어!!!!!!!!!!!!! "

라고 외쳤을 것을..

 

임가지의 돌발행동에 얼이 제대로 나간 난 꼼짝도 못하고,

크게 말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서 작은목소리로

 

" 야 너뭐해..? "

라고만 계속 말할 뿐이였슴....

 

놀라신건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셨음...

아빠 짐가방에 있는 세탁물 베란다에 놓고 오시다가 임가지가 신발놓는곳을 한강으로

만드는거 보시고는 엄마도 같이 경 to the 악.

 

엄마가 놀래서

 

" xx아 뭐하니? "

라고 묻기 전까지... 임가지는 닫힌 현관문을 쳐다보며 아무말도 하지않았슴.

 

" 임가 왜이래? 뜬금없이 고양이가 싫어하는건 왜찾고 물은 왜뿌려 "

 

좋게말해서 저정도지 그때의 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이 미친것아 니가 우리집와서 물 한번 끓여준적이있냐

아까운 물은 왜 다 부어버리냨ㅋㅋㅋㅋㅋ

너 이년 나가서 오늘 우리 마실 생수사와라 이년아 라고 길길 날뛰었슴

 

임가지가 엄마를 보고

 

" 어머님, 아버님이 집까지 고양이를 달고 오셨네요 "

라고 했슴..

 

또 소름.. 경악.. 공포..

그게.. 난 고양이를 싫어하는데 왜 고양이가 우리집에,

것도 아빠가 왜 고양이를 우리집에 달고온것이지. 라는 생각때문에

공포스러웠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임가지교의 맹신도 이신 우리어무니께서는 임가지 말을 듣자마자

 

" 이 화상이 내가 고양이 건들지 말랬더니!! "

라고 불같이 화를 내시며 아빠가 자러간 안방을 향해 돌진하심

 

엄마말에 나도 엄마가 어제밤에 아빠랑 통화했던 내용이 기억이 나서

 

" 헐.. 맞아, 임가 어제 우리아빠가 전화로 점심시간에 고양이 쫓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 고양이인가? "

 

" 몰라 나도 자세히는, 근데 엄청 화난거같다 저거 "

 

아빠가 일어나서 임가지앞에서 모든 얘기를 토시하나 빼먹지말고 다 말하는게 방법이엿슴.

엄마가 잔뜩 성이난 모습으로 아빠를 깨우기 시작하셧슴.

 

사실 아빠는 그때 엄청 피곤하셨는지 절대 일어나지 않으셨고 결국 우린 다음날 얘기하기로 했었음,

그리고 그 다음날에 아빠가 몸살나셔서 회사를 결근하심.

그래서 아빠는 쇼파에 누워계신 채 넷이서 얘기했던게 기억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거까지 죄다 쓰면 글이 너무 길어지고, 이얘기도 영양가가 없어서 스킵!

 

엄마가 화난 목소리로 깨우니까 마지못해 아빠가 거실로 나오셨슴.

오빠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밥도 거르고 계속 처자는것 같앗슴.

아무튼 거실에 모인 우리 넷은, 아빠랑 엄마는 쇼파에 임가지랑 나는 바닥에.. 그 와중에도 난 밤을 파먹겠다고

밤알갱이를 깨물고 있었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지는 잠깐동안 말을 안햇엇슴..

알고보니 임가지 우리 아빠가 놀래지 않게 어떻게 얘길 꺼내야되나 고민한거라고함ㅋㅋㅋㅋ

 

그러다 결국

 

" 아버님 등은 연한 갈색에다가 배쪽은 흰색인 고양이 아세요? "

 

정확하게 기억남.

그 고양이 털이 연한갈색이랑 흰색이 섞여있다고 햇던거 분명히 기억함

임가지가 묻자 우리아빠가 밤파먹던 딸자식을 뚫어져라 보시다가 갑자기 임가지에게 눈을 돌리셨슴.

 

" 그럴리가없다 "

라고 하셧슴.

 

.........뭔가 아부지가 숨기는게 있다 라는걸 눈치챔.

 

 

다음편에 계속..

 

 

 

 

 

 

[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 [임가지] 나도 귀신 보는 친구가 있뚜와 17

 

[임가지] 나도 귀신 보는 친구가 있뚜와 17

📌출처 - 네이트판 [훈녀구함-나도 귀신보는 친구가 있뚜와] " 그 고양이가 집까지 따라왔는데.. 크기는 요정도구요 " 우리 아부지는 또 그럴리가 없다 라고 일관된 말만 하셨슴. 속터진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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