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바다' ]
점심들 맛있게 먹었어..?
댓글중에 어떤분이 내가 글쓰는 패턴을 파악하고 몇편 남았는지 계산을 하시더라고..
난 쉽게 예측할수 없는 택배같은 사람이니까.. 오늘은 두편을 쓰겠어.. -_-;
그리고 도대체 우리가 왜 홈런볼이 되어야 하는가.. 라는 의구심을 가지신 분들!
이유는 별거 없어..ㅠ
내가 제일 좋아해..♡
임팩트가 강하게 남은건 알겠는데.. 마지막으로 얘기할께..
내가 쓴글에 '게이'편은 없어..그건 '모텔'편이라고..ㅠ
분위기를 바꿔볼테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팔로우미~
춘배는 내가 대학에 입학하고 만난 친구로..
워낙 취미도 비슷하고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응..찰떡이구나.. 이렇게 알아듣곤 하는 녀석인데..
친해지게 된 계기가 있어..
전공도 나랑 다르고 사실 별로 부딪힐일이 없었는데..
도서관에서 몇번을 마주친거야..( 인연 운명 필연 그런거 아니야!! )
그렇게 옆자리에서 공부를 하는데.. 내가 습관적으로 음악을 듣는 타입이거든..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집중이 안되고
좀 뭐라도 귀에 꽂아놔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스타일말이야..
그래서 그날도 MP3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누가 내 어깨를 톡톡하고 치더라고..
말로만 듣던 도서관에서의 핑크빛 사랑 이런건가 싶어서 콧구멍에 힘을 주고
옆을 쳐다보는데.. 춘배가 인상을 쓰고 날 쳐다보고 있더라..
그래서 내가 이어폰을 빼고 뭐임? 이런 표정으로 바라보니까..
음악 소리 좀 줄여달라고 하는거야..
내가 진짜 도서관에서 음악소리 줄이는것 정도의 기본 에티켓은 장착하고 있는 사람이라..
음량을 최대한 작게하고 듣고 있었거든..
근데도 이녀석이 갈아만든또ㅇ 을 원샷한 표정으로 소리를 줄여달라고 하니까..
기분이 좀 나빴지만 경우에 따라서 크게 들릴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 줄여줬어..
그렇게 몇시간 더 공부하다가 나는 도서관을 나왔지..
그리고 몇일이 지나고 다시 도서관에 갔는데..
내 옆에 누군가가 책으로 성을 쌓아놓고 엎어져 자고 있더라고..
별신경 안쓰고 자리에 앉아서 평소대로 이어폰을 꼽고 책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또 내 어깨를 치는거야..
옆을 돌아봤더니..
댓글러들도 눈치챘듯이 또 춘배녀석이였던거지..
하.. 또 너임? 왜 또? 뭐? 왜? 어쩌라고? 이런 눈으로 쳐다봤더니 말은 안하고
내 이어폰을 손으로 가르키면서 입가에다 손가락을 쳐 가져다대더니 쉿 이러는거야..
와.. 나 지금 볼륨 진짜 낮춰서 영혼을 끌어모아도 옆자리에선 절대 안들릴 소린데..
열받아서 뚜껑이 열리려는데.. 여긴 도서관이고 난 학생이야.. 라는 생각에..
참을인자 세번 세기고 볼륨을 아예 꺼버렸어..
내 리액션을 만족스러운 눈길로 보더니 춘배녀석은 또다시 책에 얼굴을 파묻더라고..
그대로 도서관을 나가고 싶었는데..
약속시간이 아직 한참 남은지라 이어폰은 고대로 꼽은채로 MP3 전원을 끄고
나도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어..
근데 십여분이 흐른 시점에 이 감자같이 생긴 녀석이 또 내 어깨를 치는거야
지가 내 어깨에 지분이 있는것도 아니고 왜 자꾸 쳐대는건지.. 정말 화가 나더라고..
그러더니 또 말은 안하고 이어폰을 빼달라는 제스쳐를 취하는거야..
하? 나 지금 전원 끈 상태인데?????????
아무것도 안나오는데 멋진척 하려고 이어폰만 귀에 꽂아놓은건데???????
니 귀엔 음악소리가 들리나봄?????????
나도 병구같은게 춘배가 말을 안하고 제스쳐로 의사전달을 하니까..
그냥 말로하면 되는데 덩달아 나까지 표정이랑 몸짓으로 발광을 하면서 표현을 하고 있더라고..
참 별거 아닌데 그때는 개똥밭에 낙엽이 굴러가는것만 봐도 자지러지게 웃던 시절이라..
내가 먼저 웃음이 터진거야..
그 상황이 참 희극적이게 느껴지더라고..
그렇게 웃음이 터지니까 춘배도 입술을 실룩실룩 거리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더니
같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는거야..
결국 나란히 도서관에서 쫓겨나게 된거지..-_-;;
여기까지가 서론이야..
이야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서론만 겁나 기네..ㅠ
암튼 그런 춘배의 전공은 해양이나 지질 광물들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그런쪽인데..
그래서 가끔가다 배낭에 바위쪼개는 '정' 같은거 넣어서 짊어지고
이산이고 저산이고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교수님과 배를 타고 우리나라 영해 끝까지 가서 보름정도 바다에 대해 연구를 하고
돌아오는 그런 날들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번이야기는 그렇게 떠난 바다탐구생활에서 춘배가 경험하고온 기이한 이야기중 하나야..
위에 언급했다시피 춘배는 참 예민하고 까칠한 녀석인지라..
파도치는 바다.. 배위에서의 생활이 정말 고단했대..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위에서 바다물속으로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뺏다
무의미한 짓을 반복해야 했는데..
교수님들이나 외국에서 넘어온 다른 전문가들은
뭔가를 적거나 카메라를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짓거나.. 다들 바빴지만..
막상 같이간 학생들은 할일이 거의 없었던거지..
게다가 배멀미를 심하게 해서 먹지도 못하고 누워있으면 속이 울렁거려서 토악질을
몇번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
실제로 갔다오겠다고 하고 보름정도 지나서 춘배가 돌아왔는데..
진짜 나도 모르게 지갑에서 천원짜리 몇개를 쥐어주면서
' 소주 사드시지 말고 꼭 먹을거 사드세요.. ' 드립을 칠뻔했어..
예민한 춘배가 그렇게 고생을 하던 어느날 밤.. 그날도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이층침대 아래칸에 춘배가 자고 윗칸에 바로 위 선배가 자고 있었는데..
그 선배가 밤중에 조용히 일어나더니 선실 밖으로 나가더라는거야..
춘배는 화장실이라도 갔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뒤척뒤척 거리다
잠이 들었었는데 다음날 그 선배가 애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는거야..
어제밤에 이상한 꿈을 꾸고 눈을 떴는데 자기가 선실밖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하면서
몽유병이 있는것도 아닌데 신기하다고 말이야..
춘배는 내가 하는 저질드립엔 더 지저분한 저질드립으로 응수하는데..
딴사람들 앞에서는 젠틀하고 똑똑한 이시대의 학생상으로 변신하는지라..
속으로는 헛소리 즐 이라고 외치고 겉으로는 묵묵하게 듣고만 있었다고해..
그리고 그날 저녁이 되고 잠을 못 이룬 춘배가 또 뒤척이고 있는데..
바로 옆 침대에서 자고 있던 동기녀석이
어제 그 선배처럼 또 조용히 일어나 선실밖으로 나가더라는거야..
어제 선배가 위에서 내려올때는 몰랐는데.. 바로 옆에 동기를 보니까..
뭔가 소름돋는 느낌이 확 끼치더라는거지..
눈을 감고 나가는데 선실의 위치를 꿰뚫고 있는것처럼 거침없이 문고리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라는거야.. 마치 보고 있는것처럼 말이야..
춘배가 그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왠지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을 일으키려는데..
동기가 나간 침대 위쪽에서 ' 건드리지 말고 냅둬라..' 하는 음산한 목소리가 들리더래..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던걸 멈추고 반대쪽 침대 위쪽을 쳐다봤는데
평소에 과묵하기로 소문난 복학생 선배가 고개를 삐죽 내밀고
걸어나가는 동기를 쳐다보고 있더라는거야..
그 모습에 더 놀랜 춘배가 왜 그러시냐고 저거 말려야 되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대꾸도 없이 침대에 다시 몸을 누이더라는거지..
춘배도 속도 안좋은데 에라 모르겠다 싶은 생각에 다시 자리에 누웠고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는데..
선실 밖으로 빠져나갔던 그 동기녀석이 멀쩡히 자기 침대에서 자고 있더라는거야..
별일 아닌가싶어서 그냥 넘어간 그날 저녁..
춘배한테도 일이 터지고 만거야..
미식거리는걸 겨우 참고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숨이 턱하고 막히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래..
놀래서 눈을 뜨고 보니까 자기 가슴위에 어떤 형체가 올라타고 있는데..
그게 춘배 몸위에 똑바로 엎드려서 목을 조르고 있더라는거야..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별할순 없었는데.. 목에 닿은 그 손에 느낌이
사람의 살이 아니라 비늘처럼 미끌미끌거렸다는거야..
그렇게 한참을 목을 조르다가 손에 힘을 풀더니 춘배 배위에서 선실바닥으로
내려왔는데 이게 다리가 없고 허리 바로 아래에 생선처럼 꼬리가 달려있더래..
다리가 없으니까 서있지는 못하고 꿈틀거리면서 선실바닥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것처럼 느껴졌다고해..
그리고 춘배가 뭐에라도 홀린듯이 선실로 내려서니까
그 형체가 펄떡펄떡 뛰면서 엄청 기뻐하더라는거야..
그리고 문앞으로 미끄러지듯이 가더니 몸으로 선실문을 쿵 쿵 하고 내려치더래..
열어달라고 하는것처럼 말이야..
몸에 기운이 빠진 춘배가 문고리를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뭔가가 선실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신이 나면서 코를 찌르는
비린내가 훅 하고 맡아지더라는거야..
춘배가 놀래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까..
어제 밤에 건드리지 말고 냅두라고 말했던 복학생 선배가 춘배쪽을 노려보고 있더라는거야..
상황파악이 안된 춘배는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문이 있는 선실 바닥쪽에 동그란 알갱이같은게 굴러다니고 있더래..
저게 뭘까 하고 가만히 쳐다보니까 글쎄.. 염주알이더라는거야..
그러니까 선배가 차고 있던 염주를 끊어서 염주알을 선실문에 던진거지..
그리고도 한참동안을 문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던 선배가..
됐다라는 소리와 함께 춘배쪽으로 다가왔는데..
신기하게도 비린내가 안나더라는거야..
나는 그 선배에 대해서 그냥 안면정도만 있었고.. 대화를 나눠본적도 없었는데..
춘배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좀 달라보이긴 하더라구..
그 선배가 들려준 이야기로는..
몇일전부터 자는데 계속 비린내가 나더래..
그리고 처음 춘배 위에 자던 선배가 선실 문밖을 나갈때 복학생 선배도 깨어있었는데..
문이 열리는 그 순간에 왠 꼬리같은게 보이고 그 꼬리를 따라서 그 선배가 나가더라는거야..
그리고 그 다음날은 일부러 안자고 있었는데..
춘배가 봤던 그 형상을 정확하게 말하면서 그게 본래는 복학생 선배쪽으로 접근하다가
선배 팔을 보고 펄쩍하고 놀라더니 밑에 있는 동기를 홀려서 데리고 나가더라는거지..
처음에 선배는 그게 원한이 있는 어떤 존재인줄 알았는데..
그러기엔 나쁜기운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고 특별하게 해를 입히거나 하진 않고..
그냥 몇시간 같이 놀고 들여보내는게 끝이라 별말 안하고 냅뒀다고 하는거야..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어서 그 존재가 악하게 변할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근데 하필 춘배 이녀석한테 반한건지 어쩐건지 ( 확고한 감자 취향.. )
이번에 데리고 나가면 춘배 얼굴을 다시는 못볼것 같은
그런 예감이 확실하게 들더라는거지..
그래서 팔에 차고 있던 염주를 뜯어서 던진건데..
이 복학생 선배네가 좀 잘살았어..
그때 학생 신분이였는데 외제차를 끌고 다녔으니까 말이야..
집이 부자여서 그런지 어쩐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선배가 차고 있던 염주도 보통 일반적인 염주가 아니라 벼락맞은 대추나무를 가공해서 만든 염주였다고해..
그 염주알을 정통으로 맞은 그 형체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고 하는데..
복학생 선배 말로는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처럼..
바다에도 그런것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크게 해가 안되는 존재중에 하나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대..
그냥 홀려서 좀 데리고 놀다가 마는..( 이게 더 무서운데..ㅠ )
근데 왜 춘배한테는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말이야..ㅋㅋ
신기한 경험을 한 춘배가 복귀후에 나한테 전달을 해줬는데
오두방정을 떨면서 ' 그선배 소개좀.. ' 을 외치는 나와는 달리..
바다에 습도가 높아서 무슨 뭐 공기중에 산소의 농도가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몸이 약한 몇몇이 환각을 본거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본인 소신대로 어떻게든 과학적으로 풀어보려고 애를 쓰더라고...
더 무서운건.................
그 능력자 복학생 선배가 졸업을 하고..
나처럼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는 서글픈 현실이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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