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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28 - '남겨진 자들'

by 진실로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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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남겨진 자들' ]

 

 

 

좋은아침^^

 

누렁이가 톡에 올라간건 그렇다치고.. 아이고 운영자님..

제목 붙이는 센스가..ㅠ 손발이 맥반석에 구운 오징어처럼 오글오글거렸네..ㅠ

 

내글은 저런데 올라가면 안돼.. 악플이 어마어마해서 글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단 말이지..

그냥 내글 꾸준히 읽어주시는 내 홈런볼님들만 잘 찾을수 있으면 되는데.. 아쉽네..

 

걱정해주신 덕분에 어제 치료 잘 받고 집에가서 베개 끌어안고 잘 잤어..^^

 

오늘은 어제글에 언급했던 두번째 에피소드를 들려줄께..

글을 쓰기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이 이야기를 쓰려고 했어.. 근데 참 많이 갈등이 되더라..

 

고인에 대해 내가 주제넘게 떠드는게 될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내 글을 읽어주는 많은 분들이

한낱 흥미거리로 여기지 않고 교훈을 얻어가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쓰기로 결심을 했어.. ( 뭐지..? 이 비장함은.. )

 

이번 에피소드는 내 특유의 재미없는 드립들을 최대한 자제하고 쓰도록 할께..

( 지명이나 시기 인물들의 설정은 사실과 조금 다르게 쓸꺼야.. 이유는 말안해도 알꺼라 믿어.. )

 


 

 

몇년전 이맘때쯤이였어..

 

이번 장마처럼 비가 지긋지긋하게 계속 내리는것 아니였지만..

산발적으로 폭우가 내리곤 했었지..

 

퇴근을 하고 엄마한테 생존보고를 하려고 전화를 거는데..

신호음을 한참 듣는데도 전화가 연결이 안되더라고..

 

가끔 버튼을 잘못 눌러서 원치 않게 무음모드를 만들어놓기도 하시는 분이라..

' 잘살아있음.. 밥도 잘 먹음.. ' 이라고 간단하게 문자를 보내놓고 난 내 할일을 했어..

 

그리고 다음날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가 평상시 같지 않은거야..

무슨일 있냐고 여쭤봤더니..

처음엔 별일 아니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시더니..

엄마 친구분중에 같은 고향 출신 친구분이 있는데 우리아버지랑도 잘 알고 지내는

아주 절친한 친구분이시거든..

 

그분의 막내딸이 실종되서 전날 저녁에 같이 경찰서에 신고를 하러 다녀오셨다는거야..

그 막내딸은 실제로 내가 본적은 없지만 엄마를 통해서 자주 이야기를 듣곤 했거든..

 

엄마의 친구분은 병으로 남편을 일찍 보내고 서울에서 장사를 하셨는데..

큰딸은 일반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였고.. 막내딸은 무슨 사업을 한다고 했던것 같아..

암튼 그 친구분이 참 귀하게 여기던 막내딸이였던것만 확실히 기억이 나더라고..

 

나도 걱정이 되는지라.. 엄마한테 가출이 아니라 실종이 맞는거냐고 재차 물었어..

 

그랬더니 엄마가 상황 설명을 해주시는데..

사라진날 저녁 평상시처럼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좀 하더니..

친구분한테 잠깐 좀 나갔다온다고 이야기를 했다는거야..

 

어디가냐고 묻는데 대답은 안하고 그냥 걱정말라고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차키를 가지고 나갔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하루저녁이 꼬박 지나고 다음날 저녁이 될때까지 막내딸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해..

 

아침에 일어나서 막내딸이 들어오지 않은걸 확인한 친구분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핸드폰 전원이 꺼져있다는 안내멘트가 나오더라는거야..

 

무슨일이 일어난것 같은 불안감에 제일 친한 우리엄마한테 전화를 했고..

두분이 경찰서에 가서 실종신고를 하고 오게 된거지..

 

이야기를 다 듣고 불안해하는 엄마한테 바람 쐬러 갔을수도 있다고 너무 걱정말라고

진정을 시켜드리는데.. 엄마가 울먹이면서 그게 아닐것 같다고 자꾸 그러는거야..

그래서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땐 끝내 대답을 안해주시더라고..

 

그리고 그날 저녁이 금요일이라.. 친구들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본가에 가서 자는데..

 

꿈속에서 내가 공터에 멀뚱히 서 있는데..

저 멀리서 하얀색 옷을 위아래로 맞춰입은 왠 여자가 걸어오는거야..

내 쪽으로 점점 다가오니까 얼굴에 시선이 갔는데..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틀어올려진 머리가 보이더라고..

그러니까 그여자가 나를 보고 걸어오는게 아니라 뒷걸음질쳐서 걸어오고 있었던거지..

 

근데 뒤로 걸으면 아무래도 팔의 움직임이나 발걸음이 어색할만도 한데..

진짜 물흐르듯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오더라고..

 

꿈속에서도 신기하다 이러고 쳐다보는데.. 그여자가 바로 내 앞까지 걸어온거야..

그리곤 내 앞에서 딱 멈춰서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데..

얼굴이 다 녹아내려 있는거야..

 

글로는 표현이 안되는데.. 코부분엔 구멍만 뻥 뚫려있고 눈가가 다 흘려내려서

정말 끔찍하고 참담한 그런 얼굴이였어..

 

내가 그 처참한 모습에 놀래서 뒷걸음질 치는데 그 여자가 내 앞으로 뭔가를 불쑥 내밀더라고..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손으로 내쳤는데..

 

바닥에 떨어진걸 보니까 꽃인거야.. 그것도 하얀 국화..

 

국화꽃이 바닥에 떨어지니까 그 여자가 비명을 내질렀는데..

그와 동시에 내가 서 있던 공터가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비가 진짜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하는거야..

 

비가 내리는 그 공터에 나와 그 여자가 서로를 마주보고 서 있었는데..

그여자가 입었던 하얀옷이 비에 젖은거와는 다르게

정말 시커먼 색으로 점점 물들고 있었어..

 

나는 멍한 표정으로 색이 변하는 그옷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내몸이 내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는거야..

 

머릿속으로는 내가 왜 이러지? 내 손이 왜? 그런 생각을 수십번 했는데

내몸이 의지와는 반대로 국화꽃을 주으려고 손을 뻗고 허리를 숙이는..그런 상황이 된거지..

 

그리고 내 손이 국화꽃에 닿으려는 그 순간..

내가 허리를 숙이니까 목에 차고 있던 목걸이가 옷속에서 튀어나왔는데..

그게 아주아주 얇은 실목걸이같은건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차고 다니던 금반지를 펜던트처럼 줄에 끼워넣은 모양새였거든..

 

엄마가 항상 차고 다니라고 했는데.. 디자인도 그렇고 내가 악세사리를 좀 싫어해서..

거짓말로 하고 다닌다고 말하고 본가 내방 서랍 박스에 쳐박아두고 있었어

근데 내가 그 목걸이를 차고 있더라고..

 

그걸 본순간 지금 이 상황이 꿈이라는걸 '인지'한거지..

그러고 나니까 내몸이 다시 내 생각대로 움직여져서 뻗었던 손을 냉큼 거둬들였어..

 

내가 손을 뻗고 국화꽃을 집는걸 조용히 서서 쳐다보던 그 여자가

다시 또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는데..

 

돌고래들이 내는 초음파같은 고음이 입에서 쉴새없이 터져나오는거야..

귀가 찢어질것 같은 느낌에 그 여자한테 벗어나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비오는 공터를 미친듯이 내달리는데.. 다행히도 그 여자는 더이상 쫓아오지 않았어..

 

그리고 그 공터를 벗어나니까 폭우처럼 쏟아지던 빗줄기도 거짓말처럼 그쳤는데..

뒤돌아서 그 여자가 있는곳을 쳐다보니까..

그 공터는 내가 서 있는곳과는 전혀 다르게 아직도 무서운기세로 비가 내리고 있더라고..

 

공터 바깥쪽으로 뭔가가 막고 있는것처럼 물이 세어나오지는 않았는데..

그여자의 하체부분이 물에 잠길정도로 멈추지 않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어..

 

내가 서있는곳은 햇볕이 쨍쨍한데 말이야..

 

그렇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갑자기 의식이 먼가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더니..

내가 눈을 번쩍 뜬거야..

꿈에서 깨어난거지..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꿈이 좀 이상한거야.. 불을 키고 목걸이를 쳐박아뒀던 박스를 열어봤지..

 

별건 없었고 안쓰는 카드랑 내 흑역사 증명사진 몇장이

목걸이랑 같이 나뒹굴고 있었는데..

그 증명사진 중에 내 사진이 아닌 왠 여자 사진이 한장 있는거야..

 

이게 뭔가 놀래서 봤는데.. 아무래도 꿈에 나타났던 그 여자하고 이미지가 너무 겹치는거야..

심장이 이상하게 뛰면서 기분이 묘해졌는데.. 무섭다긴 보단 왠지 모를 슬픈 느낌이였어..

그런 느낌때문인지 잠을 쉽게 못 이뤘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한 느낌에 엄마한테 지난밤 꿈을 이야기해주고

이여자 사진이 왜 내 서랍에 있냐고 물어보는데..

엄마가 진짜 내가 사진을 건네주자마자 그 자리에서 주저앉더니 안된다고 중얼거리시는거야..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엄마를 부축하고 왜 그러냐고 여쭤봤더니..

사진속 여자가 바로 그저께 실종된 친구분의 막내딸이라는거야..

 

엄마랑 친구분이 예전 어느날 농담처럼 서로 사돈을 맺자고 이야기를 하고

엄마가 가지고 있던 내 증명사진과 그 여자분 증명사진을 서로 맞교환했는데..

그 이후로 까맣게 잊고 지내다 청소하면서 그 박스안에 넣어두신거라고 하는거야..

 

그 이야기를 듣는데 손끝부터 소름이 쫙하고 끼치더라..

 

엄마는 필시 무슨 사단이 난거라고 울면서 친구분한테 전화를 했어..

그리고 내가 꾼 꿈이야기를 해주셨고 친구분이 오열을 하니까..

서둘러 준비를 하고 친구분댁으로 향했지..

 

그렇게 피가 마르는 몇일이 지나고 드디어 그 막내딸분이 발견이 되었는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미 생을 달리하신 후였어..

 

이 부분은 그냥 아주 간략하게 쓸께..

 

사업을 하면서 빚이 좀 많이 생겼는데 그 문제로 비관을 하던 그날 저녁

차를 몰고 어느 다리위로 간거야..

그리고 해서는 안될 선택을 한거지..

 

실종신고를 하고 나서 그차가 발견이 되었고

다리 위 CCTV에서 막내딸이 강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포착이 된거지..

장마철이라 비가 자주 왔고 시신은 그 다리에서도 한참 떨어진곳에서 발견이 되었대..

국과수에서 막내딸의 머리카락을 수거해가고

또 한참의 기다림이 있은후에 그 시신은 이름을 되찾을수가 있었어..

 

엄마의 친구분은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 이후로도 많이 괴로워하셨고..

결국 하던 장사마저 그만둘수밖에 없었어..

 

그 후에도 몇번 내꿈에 나타났던 막내딸은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고 난 후엔

우연인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어..

 

하지만 딸을 떠나보낸 친구분의 가슴은 어떤걸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매일매일을 떠나보낸 딸에 대한 그리움으로 보내고 있다고해..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조언을 한다는게 좀 우습긴 한데..

 

혹시라도 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세상이 날 버린것 같고..

모두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한것 같이 느껴지시는 분들이 있다면..

 

주위를 한번 둘러봐..

정말 내가 제일 불행한지..

 

세상이 날 버린게 아니라 버거운 현실앞에 내가 세상을 버리고 있는건 아닌지..말이야..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비록 못난 자식이지만 내 걱정에 잠 못이루시는 부모님을 떠올려봐..

 

내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따뜻한 밥을 해주시는 엄마와..

무신경한것 같지만 내가 다쳐서 들어오면 본인 다친것보다 더 속상해하시는 아버지..

 

그렇게 남겨진 자들을 말이야..

 


오늘 이야기는 너무 무거웠네..^^;;

 

한번쯤은 이런것도 괜찮지..?

 

 

 

 

[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29 -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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