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잘생각해봐 - 머리카락 ]
늦어서 미안해요...
세어보니 5일 동안 80시간을 일을 했더라구요 ㅋㅋㅋ
노동부에 나 스스로를 신고해 버리고 싶은 맘이네요...
드디어 엽호판에 저를 찾는 글이 올라왔어요...감격 ㅠㅠ
저 요기 있답니다...
이야기 떨어질 때까지 판 안 떠난다고 했던 약속 꼭 지킬꺼예요...는 개뿔...
가끔 저 안보이거든 이렇게 찾아줍쇼...굽신굽신
통통아...
보고 있어?
삐져서 미안해...
내가 너무 예민해져 있어서 농담인 거 알면서도 괜히 섭섭하게 들리더라고...
그리고 나...외모에 컴플렉스가 많아ㅜㅜ
그래도..
잘못했으니 제발 돌아와 줘..
내게 너의 통통 티는 기로 힘을 북돋아 주라!!
근데...
사실...
농담 아니었잖아 ㅠㅠ
그밖에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독자님들...
너무 너무 고마워요..
근데... 걱정 하지 마세요..
전 절대 쓰러지지 않아요...
술 한잔 마시고, 누군가와 수다 좀 떨다가 한숨 자고 일어나면 싹 다 잊어버리는 붕어랍니다...뻐끔 뻐끔
만약에..
앞으로 또 제가 힘든 일이 생기거든....
저 대신 많이 많이 웃어주세요...
저로 인해...
같이 아파하시는 여러분들 보면, 부담스럽고 죄스럽고...
제 글 재미나게 읽어주시는 게 제겐 가장 큰 힘이 되거든요...
부탁할께욧~
그리고 아직까지 이메일 답장 못 받으신 분들...
조금만 더 기달려줘요...
나중에 제 소울을 담아 답장 써 드릴께요...
개나 소나 다 걸린다는 구시월 감기에 걸렸지만...
그래서 머리도 띵하고 코찔찔이가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이야기 고고씽~~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였어..
서양화과 안에서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작업을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소모임이 있었는데,
그 모임에서 엠티를 간 거야..
장소는 강원도 홍천 계곡..
요즘은 그런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것 같던데...
나 대학교 때만 해도 엠티든 어디든 갔다만 하면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곤 했었거든...
응? 응? 우리만 그런 거야? 그런 거야??
신나게 빠라삐리뽀 한 후, 그 와중에 수영을 하겠답시고 물에 들어갔어...
계곡 폭은 넓지 않았지만 물살이 세고 바위도 많은 그런 계곡이었어...
수영을 잘 하진 않지만 그 정도 거리를 건너가는 건 문제 없다고 생각한 나는 계곡을 왕복하기 시작했지..
그러던 중...계곡 한가운데쯤에 도달해서는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냥 앞으로 계속 나아갔으면 괜찮았을텐데...
그 물살이 센 곳에서 수직으로 서는 자세를 취한거야...
돌아볼려고...
수면 부위의 물살과 물속에 물살이 달라서였는지...
내 몸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
순간 머리도 빙글빙글 돌았고...
소용돌이에 휩쓸려서 그랬을까?
차라리 떠내려가면 발이 닿는 곳이 있던지 바위라도 붙잡을텐데...
정말 그 자리에서만 빙글빙글 돌더라고...
원하지 않았던 계곡물은 벌컥벌컥 내 목구멍 안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몇 번 반복하다 발 아래를 보니...
정말 칠흑 같은 어둠이 보이는 거야...
이곳이 이렇게 깊은 곳이었나 싶을 정도로...
그때였어....
내 발을 감고있는 길고 긴 머리카락.....
따윈 없었고...
그냥 내 수영실력이 병쉬니었던거지...;;;;
선배들이 물가에서 ‘참 저 새끼 혼자 재미나게 노네..’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장난이 아님을 느꼈나봐...
마침 홍천 토박이 선배 형이 있었는데,
“저거 진짜같은데?” 이러더니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어와서는 내쪽으로 다가 오더라고...
나와의 거리를 불과 1미터 남겨놓고 선배형이 소리를 지르더라..
“C발놈아..나 잡지 마.. 잡음 뒤진다..”
이러더니...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서야...
유유히 물가로 빠져 나올 수 있었지..
의식은 아직 잃기 전이었지만, 붕어마냥 내 배를 뽈록하게 만든 물들을 토해 내야 했기에 한참을 힘들어 했어..
결국 진을 다 뺀 나는 자갈밭에 철푸덕 쓰러져 누웠고 나를 걱정하던 선배들은
그제서야 웃음을 터뜨리는 거야...
그때 나를 구해준 선배 형이 입을 열었는데..
다행이도 내가 침착해서 구할 수 있었다고...
만약 내가 그 형을 붙잡았으더라면 같이 못나왔을 꺼 라며....
그 와중에 나를 칭찬하더군...
근데..
형이 하나 모르는 사실이..
형 팔 길이+내 머리카락 길이>내 팔 길이
난 뭐라도 붙잡아야 살 것 같아서 팔을 마구마구 휘 저었지만 그 형 몸이 내 손에 안 닿았던 거;;;
미안해요 형;;;
그러면서 선배형이 한마디를 더 덧붙이셨는데..
저 새끼 머리 짧았으면 뒤졌을 꺼 라고...게다가 푸석푸석해서 잡기 좋았다고...;;;;;;
그래..
그런거였어..
내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예술가의 포스나...
롹커의 헤드뱅이 아니라...
그냥 생존 본능이었던 거지...
고맙다 내 머리야...
언제까지나...
내 곁에서...
푸석푸석 자라주렴....
지난번에 군대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했던 친구 이야기, 기억들 나지?
안나면....
내 글에 관심이 없거나...
여러분 머리가 나뿐거얌....크하하핫
오늘은 그 친구가 겪은 이야기 한편 더 해줄께..
이 친구는 거짓말쟁이는 아닌데...
원래 정신이 좀 나간 친구야;;;
동물은 그렇다 쳐도 정말 벽하고도 대화를 나누곤 하거든..
세상 모든 사물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개중에 가장 자주 대화를 나누는 사물은....
술안주들이야;;;
좀 제정신이 아닌 거 맞지? ㅋㅋㅋ
암튼..
이 친구 군대를 중사로 전역한 후 이래 저래 잡다한 일들을 많이 하면서 살았는데..
벌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어..
결국 큰돈을 벌고 싶다며 배를 타러 떠나더군...
몇 달 뒤 돌아온 그 친구의 얼굴은 군대 시절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머리며 수염이며 잔뜩 자라서 거지 꼬라지가 되어 있었어..
돌아온 직후 몇 날 며칠을 내 자취방에 머물며 개 진상을 부리다 갔는데
하루는 술을 마시다 말고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꺼낸 이야기야..
그 친구가 탄 배는 꽤 큰 배였다고 하더라고..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 한번 출항하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를 배에서 머물렀대..
자기야 뭐 시키는 일만 해오던 터라 자기가 떠있는 그 곳이 어딘지도 몰랐다고 해...
하루는 안개가 자욱한 새벽이었는데 그물을 걷어 올리고 있었다네...
같은 작업조 아저씨 한 명과 함께..
그물을 손으로 걷어 올리는 건 아니고 기계로 작동하는 거였다는데...
그런 그물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물 한 개당 상황에 따라서 두 명에서 네 명이 한 조로 일을 했다더라고..
자세한 건 모르겠고 거기에 딸려 올라오는 물고기나 뭐 그런 거 정리하고 그런거였나봐...
새벽에도 한번 꼭 그물을 걷어 올리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안개가 심했다더군..
옆에 다른 그물에 있는 사람들이 안 보일 정도로...
한 참 일을 하던 중에 그물에 뭔가 이상한 게 따라 올라오는데...
가만 보니...
굉장히 긴 머리카락을 가진 젊은 여자의 사체였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의...
응?
순간 친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같이 일하던 아저씨의 얼굴만 바라보았데...
왜냐면...
그 곳이 어딘지 정확하진 않지만..
한 가지 확실했던 건, 육지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망망대해였다 라는 사실이었고,
더 놀라운 건 그 시체가 조금도 훼손 되거나 물에 불지 않은 상태였다는 거야...
과연 이게 사람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더래...
하지만 함께 일하고 있던 그 아저씨는 잠시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싶더니, 그 시체를 들쳐 엎더라는 거야...
“어..김씨 아저씨..뭐하시는 거예요??”
“아 신경쓸 것 없어...그냥 모르는 척 해..”
그러면서 뭔가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안개속으로 사라지는데..
친구 귀에는 “닮았어..정말 똑 닮았어..” 이런 말로 들렸다고 하더군...
몇 분 지나지 않아 돌아온 아저씨에게 시체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알것없다,
그냥 못 본걸로 하라며 협박하듯이 말하더래..
친구는 배를 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뱃사람들에게 있는 불문율 정도는 알고 있었다나봐..
절대 배에서 시체를 건지게 되더라고 가지고 오지 않는다는..
게다가 워낙 시체 상태며 이러한 것들로 인해,
찝찝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던 터라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더래..
새벽작업은 아침까지 이어졌고 선실로 돌아가 눈을 잠시 붙이고 일어나니 정오가 채 되지 않은 시간...
그날 새벽에 잡은 고기 양이 유독 많았던 터라 정리할 일이 산더미더래...
배에서 한참 막내였던 친구는 그날 혼자서 그 넓은 갑판을 다 정리하고
몇 주 만에 처음으로 긴 밤 단잠을 허락받았다고 해..
보통은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서 일하고, 또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서 일하고 그래야만 했던 터라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더군..
하지만 잠깐 눈 붙이고 일어나고, 그런 생활이 습관이 되 있던 터라
중간 중간에 눈이 떠졌는데 눈이 떠질 때마다 자기 방 바로 앞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하는 거야..
'철퍽~쑤아악 철퍽~쑤아악'
마치 물기 많은 대수건를 바닥에 툭 내던진 뒤에 바닥을 한번 훔치는 듯한??
워낙 선원들이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할것 없이 왔다갔다 일을 해야 하는 곳 이여서
조금은 낯선 소리였지만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네...
아침이 되어서도 친구는 그물을 올리는 작업은 하지 않았다고 하더군...
단 이틀간의 포획량이 평소보다 굉장히 어마어마했기에 선장이 다른 임무를 부여한 거였어....
선장이 시킨 일은 냉동고 청소랑 관리였는데 주로 잡은 뒤 바로 얼리는 물고기들을 따로 보관하는 곳이었대..
넓은 창고 안에 등이라고는 백열전구 몇 개가 전부였고
가뜩이나 추운 곳이라 혼자서 작업하기에 영 기분이 개운치 않더래...
창고 정리에 앞서 먼저 들어와 있던 짐들을 더 차곡차곡 쌓을 수 있도록 더 꼼꼼하게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물고기들을 담아놓은 박스와 박스사이에 뭔가 까만 물체가 보이더래..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는데...
까만 머리카락 한웅큼이.....
마치 문어 다리 움직이듯 스물스물 움직이고 있었다는 거야...
친구는 기겁을 해서는 갑판 위로 뛰어 올라왔대..
갑판에 올라가 보니 이미 해는 저물어서 깜깜한 밤하늘만 갑판을 뒤덮고 있었고,
늦은 저녁들을 먹으러 들어갔는지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더래...
다시 선실로 들어가야만 하는데 그날따라 배 안이 유독 고요하게 느껴졌고,
조금전의 그 공포스러운 상황 때문에 선실쪽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고 있었데..
‘어떻게 하지?’
담배를 한 대 물고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오래 지나지 않아 선원들이 하나 둘 갑판으로 나오기 시작하더래..
하지만 왠지 조금 전의 일과 관련 있을 것 같았던 김씨 아저씨는 보이질 않더라는군...
젤 뒤늦게 갑판장이 나오길래 달려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
“저...김씨 아저씨 보셨어요?”
“아니...왜...너 선장님이 창고 정리 하란 건 끝낸겨?”
“아..아뇨..그게...”
“이새꺄 말은 왜 갑자기 더듬고 지랄이야..왜 일하다 말고 김씨는 찾아?..그러고 보니 이새끼 하루 종일 안보이네..”
갑판장이 큰 소리로 선원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김씨의 소재를 물었지만,
그날 같은 조로 일하던 아저씨들조차 하루 종일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야 막내.. 니가 가서 찾아봐!!”
갑판장이 말했지만 친구는 도저히 혼자 선실안을 뒤질 엄두가 나지 않더래..
갑판장은 뱃사람 치고는 다정한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 친구에게 큰소리로 육두문자를 날리기 시작했어..
“이새끼 귀가 처먹었나...빨리 안 찾아보고 뭐해..”
자기 속마음도 모르고 다그치는 갑판장이 야속했더래...
시간이 한참 흐른 나중에서야 갑판장 아저씨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는군...
배에선 종종 사람들이 실종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런 경우엔 그 실종 되는 사람을 찾아 내는 일이 드물다고 하더군...
작은 어선이야 그럴 일이 별로 없지만 큰 배일수록 승선하는 선원들 사연도 많고,
과거도 복잡한 사람들이 많은지라 싸우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도 많고,
멀리 바다만 바라보다가 자살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지라,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경우엔 더더욱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거였어..
게다가 김씨 아저씨는 선장과 갑판장의 고향 직속 후배였던거야...
암튼 친구는 한 나흘 굶어도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 욕을 처묵처묵 하면서도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키다가 겨우 입을 열었데..
전날 새벽에 있었던 일 하며, 조금 전 냉동창고에서 겪은 일까지...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얼마나 욕을 먹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의외로 갑판장은 자기 이야기를 다 믿는 눈치더래..
"아 놔 이새끼가 미쳤나.." 이런 말을 내뱉더니,
큰소리로 몇 몇 고참급 아저씨들을 불러서는 선실 삿삿이 뒤져서 김씨 찾으라고..
그리고는 친구에게 냉동창고에 같이 내려가 보자고 하더래...
그러면서 압장서길래 듬직한 갑판장을 따라 어두운 선실 계단을 내려 간거지...
그리고 냉동 창고 안에 들어가 보니..
분명 자기가 보았던 그 물체는 보이질 않더래...
“너 진짜 본거 맞어? 확실해? 술 처먹은 거 아냐??”
“아뇨..어제 간만에 푹 자서 컨디션도 좋았고, 정말 뚜렷하게 봤어요...”
일단 창고 정리를 마저 하라는 지시를 받고, 속으로 꿍얼 대면서 일을 시작할려는 찰라!!
김씨 아저씨를 찾으러 갔던 선원 한분이 달려오더니 큰 소리로 외치더래..
“형님...김씨 찾았어요..근데 상태가 이상해요..”
갑판장은 그 선원을 따라 급하게 달려 나갔고,
친구는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은근슬쩍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 내려갔더래...
걱정은 개뿔..혼자 창고에 남아 있기 무서웠던거겠지...
도착한 장소는 배 안에 기관실...
배가 큰 만큼 기관실도 굉장히 컸는데, 정체 모를 파이프들이 얼기설기 엉켜 있었고
엄청 큰 웅웅 소리 때문에 말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더래...
둘을 따라 들어간 곳은 기관실에서도 제일 안쪽 구석...
이미 몇몇의 선원들이 도착해서 후레쉬를 김씨 아저씨에게 비추고 있었고,
김씨는 고양이 앞의 쥐마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는 거야..
“야 임마 뭐해..”
갑판장의 물음에 김씨 아저씨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계속해서 오돌 오돌 떨고 있었고,
결국 여러명의 선원들 손에 의해 끌려 나왔다고 해..
끌려 나오는 와중에도 “하지 마.. 하지 마..” 하는 고함을 고래 고래 질러댔고,
자기 방으로 끌려 가서는 내던져 졌대..
갑판장은 모두들 가서 일 보라고 시키고는 친구에겐 가서 선장을 불러 오라고 시키더래...
그리고는 김씨 아저씨에게 뭔가 묻는 듯 해 보였는데,
자기는 선장실로 발길을 옮겨야 했기에 그 내용은 듣지 못했다 하더군..
그리고는 며칠간 김씨 아저씨는 갑판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고 해..
중간 중간 식판에 밥을 가져다주는 일 역시 친구 몫이었는데
말을 건네도 대꾸도 없이 공포에 가득한 얼굴로 소주만 들이키는데,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방안에 온통 소주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더군...
그리고 가끔 방안에서 막 괴성을 질러대기도 했지만, 그 외에 별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데...
친구는 선장의 배려? 로 혼자가 아닌 다른 아저씨와 함께 창고 정리를 끝냈고
예전처럼 다시 갑판 일로 돌아왔던 어느 날이었어...
그 사건이 있고 일주일쯤 지났다고 했나?
자정 무렵에 또 한바탕 그물을 걷어 올리고 선원들 모두가 갑판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선실 문이 삐꺽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래..
소리가 들리는쪽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 보니 김씨 아저씨였데...
한손엔 소주 한 병이 들려있었고..
눈은 희멀거니 하게 풀려있었지만 걸음은 아주 똑바로 걸어서 친구쪽으로 다가오더래....
“어...괜찮으세요 좀??”
하지만 김씨 아저씨는 아무 대꾸 없이 그냥 다가와서 친구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뱃머리 쪽으로 가더래..
아저씨의 희귀한 행동에 조금 걱정이 되어서 계속해서 불러대었는데
축 처진 어깨를 보인 채로 마치 ‘괜찮아..’ 라는 듯 팔을 들어서는 좌우로 흔들더래..
다가가 봐야 별 소용없겠다 싶어서 하던 정리를 마무리 하고 선실로 내려왔더래...
두 세시간 눈을 붙였다가 눈을 떠보니 작업 시간에 조금 늦었더라는 거야...
‘혼이 나면 어떻게 하지? 평소 같음 와서 욕을 한바가지 하며 깨웠을텐데 왜 오늘은 조용할까??"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며 다시 새벽 그물을 거두기 위해 갑판으로 올라갔는데
선원들이 일은 하지 않고 갑판에 몰려서 무슨 일인지 굉장히 심각하게 웅성거리고 있더래....
들은즉슨, 조금 일찍 갑판에 올라온 몇몇분이 김씨 아저씨를 보았는데...
몇 시간이 지났을텐데 뱃머리에서 술을 계속 마시고 있더래..
남들 죽어라 일하는데 그렇게 앉아서 술만 처마시고 있으니 못마땅 했겠지만
그냥 있던 일도 있고 해서 내버려 두고 작업 준비들을 하고 있었데...
그러던 중...
우연찮게 한 아저씨가 김씨 아저씨쪽을 바라봤는데..
김씨 아저씨가 이미 난간에서 바다로 뛰어 들고 있었다는거야...
다행히 배가 정박 상태라 김씨 아저씨와 배는 멀어지지 않았지만,
던져준 구명 튜브를 잡지않고 모든 걸 포기한 사람마냥 그냥 둥둥 떠 있더래...
하는 수 없이 한 선원이 구명 장비를 차고 내려가서 강제로 끌고 올라와서 응급처치 후 선실에 데려다 눕혔는데..
대박인건 김씨 아저씨를 끌어 올린 선원 아저씨와 도왔던 두 세명의 증언이었지..
한 분이 구명 장비를 착용하고 수면으로 내려 갔는데...
어둠속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김씨 아저씨 온 몸에 해초 같은 게 둘러져 있더라는거야..
그걸 대충 뜯어내며 보니 김씨 아저씨 입안에도 한가득 그게 있더래...
당연히 입 안에 있는 그것들도 끄집어 낸 후 몸에 장비를 걸어 끌어 올렸고...
다행이 의식은 있었데...
하지만 혹시라도 저체온증에 걸릴까 옷을 벗기고 마른 수건을 가져다 몸을 닦아주다 보니....
김씨 아저씨 몸에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보이는 긴 것들이 아직 몇 가닥 군대군대 붙어 있었더래...
아니 분명 사람의 긴 머리카락이었데...
약 4~5일 뒤 배는 회항했고, 그 사건 이후에도 밥 한끼 제대로 먹지 못하던 김씨 아저씨는
항구에 다다르자마자 병원으로 후송 되었데..
더 이상 그 배는 타지 못하겠다 싶었던 친구는 이별을 고했고,
선장을 비롯한 식구들 몇 몇 분이 거하게 술을 한잔 사주었나봐...
그때 들은 이야기로는..
김씨 아저씨는 말도 못할 정도의 망나니였다고 하더군...
절도뿐 아니라 폭력, 강도, 강간까지...
전과 십 몇 범이었는데..
선장이랑 갑판장이 그래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동생인지라
배라도 태우면 사고를 안치지 않을까 싶어서 함께 배를 탄거였고,
그렇게 함께 한 지 반년 정도뿐이 되지 않았던 터였데...
친구는 그 후에도 갑판장과 제일 나이 차가 적었던 형님 한분은 연락을 이어갔는데,
김씨 아저씨는 정신 병원에 몇 년이 지나도록 입원중인 상태였다고 들었다더군....
역시...이야기는 권선징악이 제 맛임!!!
대체 무슨 짓을 벌였던 건지 모르겠지만...
역시 뿌린 대로 거둔 거였으리라 전 믿고 있어요..
아...나도 착하게 살아야 하는데;;;
슬픈 소식과 기쁜 소식이 있어요...
슬픈 소식은..
제가 너무 바빠서 며칠간 또 잠수를 해야 한다는 거구요...
기쁜 소식은..
약 일주일 뒤면 지금같이 바쁘지 않을 꺼 라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처음처럼 더 자주 만날 수 있어요~~~
그때는 대댓도 달아보도록 노력 합지요...
그때까지 나 잊지마요...
그럼 전 다시 잠수모드...
뽀그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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