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모텔' ]
좋은아침..^^
어제는 일찍 퇴근하고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해먹었어..
어머니가 삶아먹으라고 감자를 엄청 많이 주셨는데.. 내가 삶은 감자를 안좋아해..ㅠ
냉장고에 모셔두자니 감자에 싹이 나고 잎(수정)이 나서 버릴게 분명해서..
어제 모처럼 나는 장금이다..주문을 걸고 감자튀김을 했는데..
난 손이 너무 큰거 같아.. 감자 여섯개 토막(-_-;; 내가 말하니까 뭔가 흉물스럽네..)내서
봉지에 넣고 밀가루 넣고 소금이랑 후추넣고 쉐킷 쉐킷 해서 튀겨먹었는데..
올리브유값이 더 나올것 같아.. ㅠ
근데 아직도 열개가 더 남았다는 사실..
오늘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을께.. 커피는 나 혼자 타마시는걸로..^^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 춘배가 공군으로 군대에 입대를 했어..
애인을 보내는 심정으로 진주훈련소까지 동행도 하고 편지도 자주 써주곤 했지..
안그래도 불량감자(아..감자..ㅠ)처럼 생긴 녀석이 머리를 깍으니까 어찌나 더 불량감자스럽던지..
그 많은 인파속에서도 저녀석이 내친구 춘배가 확실합니다! 하고 대번에 찾을수가 있겠더라..ㅋ
암튼 그렇게 몇주간의 군사훈련을 받고 경기도의 한지역으로 자대 배치를 받은 춘배는
휴가를 참 자주도 나왔어..
공군이 육군보다 복무일수가 긴데.. 휴가 나오는걸 따지면 아마 비슷할꺼야..
그정도로 자주 나왔던것 같아..
그녀석이 자대배치 받은곳에 미군부대도 같이 있었는데.. 흡사 서울의 이태원을 보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였어.. 맥도날드 햄버거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싸이즈가 아니야..ㅋ
처음엔 면회도 몇번 가주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좀 시들해지더라구..
게다가 이녀석이 휴가도 자주 나오고 나올때마다 '깁미더알콜~ ' 을 외쳐대면서..
내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니까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어..ㅋㅋ ( 비루한 우정.. )
그러던 와중에 또! 내 휴대폰으로 전화가 온거지..
아니나 다를까.. 춘배녀석이 또 휴가를 나온거야..ㅋ
내 기억으로는 분명 배부르게 쳐먹(-_-;;)여서 들여보낸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이녀석이 집나간 똥강아지마냥 또 내품으로 뛰어들어온거지..
그래도 어쩌겠어.. 미워도 내 춘배라고..ㅋㅋ 알았다고 하고 약속을 정했지..
내가 전에 친구편에 집안사정으로 잠깐 휴학을 했다고 했잖아..
그때가 아마 이쯤이였을꺼야..
춘배와 난 생활패턴이 거의 비슷했고 둘이 거의 붙어살다시피 했는데..
주 활동무대가 녹두거리였어..
신림쪽에 있는 거리인데.. 우리가 좋아하는 만화방,피시방,당구장,술집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거기는 우리들의 천국이였지..ㅋㅋ
둘중에 하나가 수업이 없으면 약속하지 않아도 만화방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술집으로 향하는.. 그런 패턴으로 지냈던것 같아..ㅋㅋ
( 춘배는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일 머리가 좋고 박학다식한데.. 이게 좀.. 뭐랄까..
지 스스로 구미가 땡기는 분야에 대해서는 엄청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반해..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백치아다다가 따로 없는.. 정말 아예 일자무식이 되버리는..
그런 캐릭터야..
아니 이것도 몰라? 이런눈으로 내가 쳐다보면.. 내가 왜 이걸 알아야함?
하는 눈으로 응수하는.. 그런 아이야.. 좋은말로 하면 순수한거고 나쁜말로 하면
호구의 기질이 좀 있어서 원치 않게 옥장판 매니아가 된적도 있었어.. 그럴때마다
내가 그 옥장판을 짊어지고 환불을 받아주기도 했고.. 등에 꽂힌 빨대를 빼주기도 했지..ㅋㅋ)
암튼 그렇게 똥기저귀 갈아가면 키운 춘배가 또 휴가를 나오신다니..
본가에서 지내던 나는 준비를 하고 녹두거리로 향했지..
공군 약복(?)을 입고 신나게 손을 흔드는 춘배를 발견하고 근처 술집으로 들어가서
그나마 저렴한 안주를 세팅을 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
선임에 대한 욕도 좀 하고 고무신을 신고 있는 여자친구에 대한 불안감도 좀 토로하고..
그렇게 2차까지 계속된 술자리를 어느정도 정리하고 집으로 가려고 보니까
시간이 한참 지났더라고..
막차는 이미 예전에 끊겼을 정도로 말이야..
술도 깰겸 좀 걷자고 하고 둘이 나란히 걷는데..
갑자기 눈에 뭔가가 확 끼얹어지더니 옆에서 춘배의 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썩은내가 진동을 하는거야..
코가 떨어져나갈것같은 악취에 놀라서 손으로 눈을 부비고 보니까..
춘배도 옷을 털어내고 있더라고..
이게 뭔일인가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앞에 가던 쓰레기차에
환경미화원분들이 쓰레기봉투를 투척하고 계셨어..
근데 그 쓰레기봉투중 하나에 음식물쓰레기가 섞여있었나봐..
설명이 잘 될지는 모르겠는데 쓰레기차 중에 동그랗게 돌돌돌 돌아가면서
쓰레기봉투를 압인시키는 그런 차가 있거든.. ( 위에서부터 내려와서 납작하게 누르는식으로.. )
하필 우리 바로 앞에서 작업하시던 중이였는데..
운없게도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터져서 우리쪽으로 찌꺼기가 날라오게 된거야..
멀쩡히 길을 걸어가다가 졸지에 음식물 쓰레기를 뒤집어 쓰게 된거지..ㅋ
중국집에서 거나하게 시켜드신건지 뭔지 춘배 머리에 면발가닥이 몇개 살포시 올라앉아있었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는데..
우리를 발견한 미화원 아저씨가 놀래서 달려오시더라구..
학생들 괜찮냐며 우리옷을 털어주시는데.. 그때 보고야 말았지..
우리한테 나는 냄새에 코를 찡그리시는 아저씨의 모습을 말이야..ㅋㅋ
괜찮다고 애써 웃으며 아저씨를 보는데.. 우리 상태가 워낙 말이 아닌지라..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두장을 꺼내주시더라고..
아니라고 사양하는데도 정말 미안하다며 우리손에 이만원을 쥐어주시는데..
안받을수가 없더라..
결국 그돈을 받고 택시를 잡아서 우리집에 가려고 했는데..
택시기사분이 안태워주는거야..ㅋㅋ
멀리서 손을 흔들면 우리쪽으로 와주기는 했는데 막상 타려고 택시 뒷좌석 문을 여니까
음식물 썩은내가 진동을 하는거지..
기사분이 흠찟 놀라면서 지금 차고지로 들어가려고 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우리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올라타려고 했는데..
기사분도 우리때문에 택시내부를 세차해야 되잖아..
그러니까 미안하지만 안된다고 하시더라구..
( 아저씨.. 이해할수 있어요.. )
그렇게 몇대의 택시를 보내고 춘배와 난 택시잡기를 포기했어..
그리고 찜질방으로 가서 옷을 빨자고 합의를 한거야.. 나름 굿아이디어라고 생각을 했는데
찜질방 사람들은 눈뜬 장님이 아니잖아.. 거기서도 입장거부를 당한거지..ㅋㅋ
우리집은 다리를 건너야할정도로 멀었고..
그나마 춘배네집이 걸어서 두시간 정도로 가까웠는데
이녀석이 다음날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기로 한지라..집에 휴가 나온걸 비밀로 한거야..ㅠ
여자친구가 춘배 사복을 가지고 있어서 다음날 터미널 화장실에서 약복하고
바꿔입고 출발을 하기로 한거지.. ( 야이! 개! )
엎친데 덮친격으로 춘배는 군복인 약복을 입고 있으니까 빨리 세탁을 안하면 진짜 큰일인..
그런 상황이였던거야..
그래서 생각해낸게 모텔이였어..
허름한 모텔은 대부분 카운터 구멍이 작잖아.. 그러니까 그나마 덜 지저분한 내가 먼저
들어가서 계산을 하고 춘배는 내 뒤에 슬쩍 있다가 들어오면 되지 않겠냐..생각을 한거지..
유레카를 외친 춘배와 내가 근처에서 젤 허름한 모텔을 찾아서 들어갔는데..
다행히도 새벽인지라 주인아저씨가 졸다시피 하고 있더라고..
팔을 길게 내밀어서 계산을 하고
어기적어기적 방으로 올라가는데..
우리가 들어가야 되는 방이 302호실이였는데.. 바로 옆 호실 문이 벌컥 하고 열리는거야..
춘배와 내 상황이 누군가와 마주칠만한 적절한 상황이 아닌지라..
둘다 벽으로 바짝 붙어섰는데..
왠 늘씬한 미녀가 위아래로 쫙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나오더라고..
춘배와 내가 더 작아질수밖에 없게 된거지..ㅋㅋ
그여자는 벽에 바짝 붙어있는 우리를 위아래로 흘끔 보더니
하이힐 소리를 또각 또각 내면서 아래로 사라져갔어..
그제서야 춘배와 나는 우리의 비루한 몸뚱이를 씻을 302호실로 들어갈수 있었어..
춘배는 음식물쓰레기를 아래위로 홀랑 뒤집어써서
약복을 다 벗을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나는 청바지는 멀쩡해서 티셔츠만 욕조에 넣고 세수비누로 열심히 빨았어..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선풍기를 틀어놓고 옷들을 말렸지..ㅋㅋ
그렇게 열심히 작업을 마치고 나니까 배가 고픈거야..
춘배는 위아래를 홀딱 벗고 천둥벌거숭이 되어있는 상태라..
어쩔수없이 내가 청바지를 입고 젖은 티셔츠를 걸치고 밖으로 나오게 된거지..
그리고 편의점에가서 삼각김밥 몇개와 맥주 두캔을 사서 모텔로 다시 돌아오는데..
여자가 나왔던 바로 그 방문이 또 열리는거야..
그러더니 아까 봤던 그 여자가 옷만 갈아입은 상태로 다시 나오더라구..
참 별일이다 싶었는데..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을 춘배가 생각나기도 했고..
내 거지같은 몰골이 부끄럽기도 해서 빠른 걸음으로 302호로 들어왔어..
그리고 컵라면을 먹으면서 춘배한테 그여자 이야기를 해줬지..
둘이 야한 농담을 하면서 컵라면을 다 먹고 잠깐 눈을 붙이려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장난 아니게 들리는거야..
눈을 뜨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춘배 녀석도 안자고 있었는지 일어나더라고..
나도 같이 일어나서 대단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춘배랑 장난을 쳤지..
그렇게 한참이 지났는데 이놈의 신음소리가 멈출 생각을 안하는거야..
신음소리에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는데.. 이 신음소리는 마치 '전' 만 계속 되는 그런 느낌??
처음에야 우리둘다 피끓는 청춘이라 좋았는데..
자려고 누웠는데도 계속 들리니까 짜증이 나더라고..
춘배가 열이 받아서 소리가 들리는 옆방 벽을 주먹으로 쿵하고 내리쳤어
그러니까 그 소리가 감쪽같이 안나는거야..
마무리도 안된것 같은데(-_-) 정말로 뚝하고 소리가 끊겨버린거지..
우리둘다 소리가 한꺼번에 끊기니까 덩달아 조용해져서 가만히 있는데..
몇분 뒤에 옆방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소리가 나더니 조용해지더라구..
근데 그게 끝이 아니였어..
좀 조용해지나 싶더니 또 그 신음소리가 들리는거야..
거의 삼십분가까이 소리가 나는데.. 모텔 자체가 굉장히 허름하기도 했고
춘배가 평일에 휴가를 나와서 그런지 손님이 없었나봐..
진짜 조용한 모텔에 우리만 그 소리를 듣는지 아무도 뭐라하지 않더라고..
나중엔 아무리 벽을 쳐도 그 신음소리가 그치질 않았어..
결국 참다 못한 춘배가 카운터에 전화를 걸어서 옆방 좀 조용히 시키라고
몇시간째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정도껏(-_-;;) 하라고 항의를 했어..
그러고 몇분쯤 지났을까..?
우리방 문을 누가 노크를 하는거야..
춘배는 그때도 홀랑 벗고 있어서 또 내가 나가야했는데..
빼꼼히 문을 열고 보니까 카운터에 앉아있던 모텔 주인아저씨더라고..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다짜고짜 우리보고 나가라는거야..
아까 받은 돈은 환불해줄테니 시끄러우면 나가라고 무작정 그러는거야..
그소리에 열이 받은 춘배가 알몸인것도 잊고 나와서 항의를 하는데..
(그때 아저씨의 눈빛이란...ㅠ 그런거 아니예요.. 오해마세요.. )
아저씨는 계속 돈을 줄테니까 나가라는말만 반복했어..
기분이 나빠진 우리는 어차피 옷도 입고 갈정도로는 말랐으니까 가자고 이야기를 하고
방을 빠져나오는데.. 희한하게도 옆방이 조용하더라구..
참 시트콤같은 하루였다 생각을 하고 모텔을 나서는데..
내가 핸드폰을 두고 온거야..
춘배한테 잔소리를 좀 듣고 하는수없이 다시 모텔로 돌아가는데
카운터에 주인아저씨가 없더라구..
방금전에 나왔으니까 핸드폰만 가지고 나오자 싶어서 302호실로 올라가는데..
우리방이랑 바로옆방 문이 활짝 열어제껴있는거야..
난 처음에 우리방은 청소를 하고 옆방엔 주의를 주는건줄 알았어..
별생각없이 302호실로 들어가는데..
모텔 주인아저씨가 벽에다 귀를 쳐박듯이 붙이고 죽은듯이 서있는거야..
내가 갑자기 들어가니까 아저씨도 놀라고 나도 놀라서 서로 소리를 질렀는데..
아저씨가 무안한지 헛기침을 좀 하더니 무슨일이냐고 하더라구..
그래서 핸드폰 이야기를 하고 아저씨는 뭐하는거냐고 묻는데..
대답을 안하더라..
근데 방금전까지도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질펀하게 들렸는데
옆방문이 열려있으니까 내가 호기심이 생긴거야..
옆방 언제나갔냐고 왜 그러고 있냐고 귀찮을정도로 물어본거지..
내가 워낙 이런쪽일에 관심도 많고 겪은일도 있어서 집요하게 아저씨를 물고 늘어졌어..
그러니까 아저씨가 하는말이
1층 2층이 다 차고 나서야 3층 손님을 받는데..
그날은 3층 전체에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었다고 하는거야..
근데 2층 203호실..그러니까 그여자가 나왔던방 바로 밑에 층에서
아까부터 천장부분이 쿵쿵거린다고 항의가 들어왔대..
그러니까 이아저씨는 춘배랑 내가 그런짓(-_-;; 아저씨.. 잊지않겠다.. )을
하고 있다고 짐작을 하고.. 우리한테 주의를 주려고 3층에 올라왔는데..
우리 바로 옆방에서 정말로 여자 신음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아무도 없는 방에서 그런 소리가 나니까 깜짝 놀란 아저씨가
303호 문을 열었는데.. 분명 밖에서는 그 소리가 들렸는데 방을 열고 보니 아무도 없더라는거지..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든 아저씨가
카운터로 내려와서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바로 그때 우리가 전화를 건거야..
옆방 신음소리 좀 어떻게 해달라면서 말이야..
이상한 소문이 날까 두려웠던 아저씨가 서둘러 우리를 내쫓고나서
그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벽에 귀를 붙이고 듣고 있었던거지..
그와중에도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문은 죄다 열어놓고 말이야..
아저씨는 이런일이 매번 있었던게 아니라고 절대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사정을 했어..
안그래도 최신식 모텔들이 들어오는 바람에 장사가 안된다고 하면서 말이야..
나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춘배 생각에 휴대폰을 얼른 집어들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고
춘배에게 안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해줬지..
나와는 성향이 다른 춘배는..
아저씨가 합법적이지 못한 장사를 하면서 혹시 소문날까봐 거짓으로 둘러댄건데..
스토리를 좋아하는 내가 유별나게 생각하는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했어..
춘배처럼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게 맞을수도 있는데..
내가 휴대폰을 가지러 올라간 그 시간이
방에 있던 그여자가 빠져나오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였다는..
그 사실이 한동안 나를 찝찝하게 만들었지..
그리고 춘배는 다음날 무사히 여자친구랑 여행을 떠났고..
제대할무렵..
그의 곁을 지킨건 여자친구가 아닌.. 바로 나였다는 고소한 전설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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