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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공포/무서운 이야기

[강사니] 심심할 때 보기 12 - '욕심'

by 진실로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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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욕심' ]

 

 

 

 

다들 점심 먹었어??

주말에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 점심은 패스했어..ㅜ

 

금요일 퇴근하고 솔로부대중에서도 말년병장은 족히 될법한 두 사내놈 소개팅을 해줬는데..

소개팅녀와 서로 개그맨 누구 닮았다며 싸우더라고..

결국 둘다 아직 제대하지 못했다는..

 

이번 이야기 쓰고 보니까 참 매우 많이 엄청 길어..ㅜ

끊어읽는 센스.. 알지?

 


 


내가 무서운이야기나 미스테리 좋아하는건 누누히 말했잖아..

그래서 어르신들 만나면 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주변사람들하고 술한잔 하게 되면

분위기를 그쪽으로 유도해서 하나씩 하나씩 주워듣기도 해..

 

이번 이야기도 그런 경로를 통해 알게된거야..

우리 외삼촌이 방위시절에 알게된 '창수'형에 관한 이야기인데 둘이 죽이 잘맞아서

제대(?)하고도 그렇게 붙어다녔다고 해..

 

그러던 어느날 의기투합해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한거야..

둘다 혈기왕성하던 시절이니까 돈도 최소한만 가져가고 짐도 줄이고 굵직굵직한 목표만

설정해놓고 나머지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해결하자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대..

그렇게 해서 기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보게 된거야..

 

경주에 내려서 도보로 석굴암이랑 불국사를 보기도 하고 속초에 내려서 몇일동안

설악산 구경도 하고 지리산을 넘어 하동 화개장터도 가보고

신나게 여기저기 구경을 한거지..

 

그러다 집 떠난지 거진 한달이 넘어가고 가져온 돈도 다 떨어져가던 그 때..

창수형이 전라도에 마이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자고 제안을 한거야..

창수형이 가지고 있던 엽서에 마이산 봉우리 사진이 있었던거지..ㅋ

 

그래서 마지막 목적지를 마이산으로 정하고 그 코스만 지나면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대..

마이산은 지금은 꽤 유명한 관광지가 된것 같으니까

시간되면 한번씩 가봐..^^

 

암튼 창수형과 외삼촌은 그렇게 마이산 구경에 나섰고 돌탑도 보고 암마이산 숫마이산

두개 다 구경도 잘하고 내려왔다고 해..

근데 신기하게도 마이산 내려오는 입구에서 창수형의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거야..

마침 돈도 없고 날도 어둑어둑해지던때라 창수형 지인집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로

결정을 하고 그 동네 평상에서 다시 술판이 벌어진거지..^^;;

 

고기를 굽고 한참동안 술잔을 주거나 받거니 해서 삼촌도 창수형도 그 지인분도

다들 얼큰하게 취기가 오르고.. 창수형은 소변이 마렵다고 자리를 잠시 비웠대...

 

근데 십분이 지나고 삼십분이 지나도 창수형이 나타나지를 않았고..

뭔일이 생겼나 싶은 마음에 외삼촌이랑 지인분이 창수형을 찾아나섰대..

서로 양갈래 방향으로 나눠서 찾아보자고 하고 외삼촌은 산쪽으로 지인분은 마을쪽으로

방향을 옮겨서 수색에 나섰는데..

 

그러길 삼십분쯤 지났나..?

동네 자그마한 동산 쪽에서 사람 실루엣이 흐릿하게 보이더래..

 

삼촌이.. ' 창수형!! 거기 창수형이야? 형!! ' 애타게 부르면서 다가가니까

창수형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작은 보따리 하나를 들고 있더래..

 

외삼촌은 그게 뭐냐고 소변보러 간사람이 뭐 이렇게 늦게와서 사람을 걱정시키냐고

타박을 했나봐..

 

그랬더니 창수형이 환하게 웃으면서

' 진구야 진구야.. 이것봐라.. 내가 뭘 주웠는지 봐봐라.. ' 이러면서

그 자리에서 보따리를 막 풀더라는거야..

외삼촌은 뭔지 모를 한기가 느껴져서 말리려고 하는데.. 기어코 보따리를 풀어헤친거야..

 

그속에는 아주 작은... 애기들이 입는 베넷저고리 같은것 몇개와 발싸개로 보이는 천조각

같은게 들어있었어...

 

그리고 그 속에.. 빨간색으로 된 복주머니 같은게 있었는데..

그걸 열어보니까 금반지가 너댓개 들어있었던거야..

애기들 돌잔치할때 주고 받는 그런 금반지 말이야..

창수형은 그걸 보면서 그렇게 좋아했던거지..

 

배낭여행으로 떠나온거니.. 돈을 가지고 와봤자 얼마나 가지고 왔겠어..

한달이 되는 시간동안 거의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그날 한달만에 고기를 먹은거니까..

둘다 형색이 말이 아니였던거야..

 

그런 상태에서 금반지 몇개를 보니까 창수형이 눈이 뒤집혀서 냅다 가지고 온거고...

처음엔 외삼촌도 횡재했다 싶은 마음에 좋았는데..

뭔가가 계속 꺼름직하더래.. 아니 누가 동네 야산에 금반지가 든 보따리를 버리고 갔을까

싶기도 하고 가지고 오면 안될것 같기도 하고.. 그런 생각말이야..

 

그래서 외삼촌은 어차피 오늘만 지나면 서울로 갈껀데 그냥 그 자리에 두고 오자고

설득했는데 평소엔 온순했던 창수형이 그날따라 유독 고집을 부리면서 화까지 내려고 하더래..

싫으면 자기 혼자 쓸꺼니까 내버려 두라고 하면서...

 

암튼 그렇게 창수형을 찾고 지인분도 찾았는데.. 술자리의 여흥도 깨져버리고 만거지..

그래서 술자리를 그만 파하고 지인분의 집으로 간거야..

술기운에 한참을 잘 자던 외삼촌이 갈증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옆자리에 누워자던 창수형이 감쪽같이 없어진거야..

 

이형이 화장실에 갔나.. 생각을 하고 마루쪽으로 나왔는데 화장실에 아무도 없더래..

이상함을 느낀 외삼촌이 마루를 지나서 대문을 열고 나왔는데..

대문앞에 누가 토해놓은 흔적을 본거야..

 

술먹고 자던 창수형이 속이 안좋아서 마당까지 뛰쳐나와서 토했구나.. 그런 생각을 한

외삼촌은 어차피 잠도 깼겠다.. 마당 앞에 산책이나 하면서

창수형을 기다려야겠다 싶었대..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는데 저 멀리 산쪽에서 창수형이

진짜 발바닥에 기름을 칠한것처럼 후다닥 달려오더래..

 

저 멀리서부터 오는데 이상한 괴성같은걸 지르면서 외삼촌쪽으로 한달음에 달려서

오더라는거야..

놀란 외삼촌이 왜 이러냐고 물었더니 잔말말고 빨리 들어가자고

외삼촌을 거의 들다시피 해서 대문안으로 구겨넣었대..

 

그렇게 마당에 들어와서 한참동안 숨을 고른 창수형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해준 이야기는..

 

피곤한데다 술까지 먹고 한참을 잘 자고 있던 창수형이

갑자기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더래..

누가 자기 위에 올라와 있는것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 눈을 뜨고 봤는데.. 자기 배가 남산만큼.. 진짜 터질만큼 부풀어 있더라는거야..

 

너무 놀라가지고 눈을 크게 뜨고 보니까..

자기 배 위에 누가 올라타고 있더래..

 

창수형은 자기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손으로 만져보려고 손을 가져갔는데.. 실제로 만져지더라는거야...

꿈이 아니였던거지..

 

너무 놀라서 보니까 그게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는데 꼬물거리는게 꼭 애기 같더래..

배위에서 꼬물꼬물 움직이는 애기..

그 생각이 드는데 공포심에 몸도 못 움직이겠더래..

 

그 애기가 계속 배위에서 조금씩 움직이다가 고개를 딱 쳐들고

형을 바라보는데 눈동자가 없었대..

 

공포심이 극에 달한 형이 손으로 배위에 그것을 힘껏 후려쳤는데

글쎄 그게 바로 옆에 자고 있던 외삼촌을 통과하더라는거야..

 

그래서 환각인가 싶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또 못 일어나겠더래..

그러고 보니까 또 애기가 자기 배위에 있고..또 후려치고..

 

몇번을 그렇게 하다가 나중엔 스스로도 이게 무슨 미친짓인가 싶었던거야..

기가막힌 이 상황에서 원하는게 뭐냐고 묻게 되더라는거지..

 

근데 그 말을 하자마자 그 애기의 형체가 갑자기 창수형의 얼굴쪽으로 손을 쭉 뻗더니

입안에 뭔가를 막 쑤셔넣더래..

 

반사적으로 입을 닫으려고 노력했는데 시큼한 뭔가가 계속 목구멍으로 넘어오는걸

막을수가 없었대..

 

그러다 창수형이 어느순간 몸을 일으켜서 마당으로 도망을 갔는데

그때까지도 그 애기의 형체는 둥실둥실 떠다니며 창수형을 따라왔었대..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던 시큼한 냄새 때문에 창수형이 허리를 꺽고 오바이트를 하는데

그 순간 창수형 윗옷 포켓 주머니에서 뭐가 딸랑하고 떨어진거야..

떨어진걸 보니까 아까 산에서 주워온 금반지였던거지..

 

창수형이 금반지를 보고 고개를 드는데

그 애기의 형체를 한 그것이 다가오지 않고 가만히 떠서 그대로 있더래..

창수형이 퍼뜩 정신이 든거야.. 내가 가져오지 말아야할것을 가지고 왔구나..

 

그래서 방안에 한달음에 달려와서 보따리를 들고 다시 산으로 간거야..

그리고 가지고 왔던 자리 그 부근에 보따리와 금반지를 그대로 내려놓고 온거고..

 

근데 그때까지도 그 형체는 처음처럼 해꼬지를 하는건 아닌데

창수형 근처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대..

그래서 그렇게 괴성을 지르면서 산을 내려온거고...

 

외삼촌은 이야기를 듣고 너무 무서워서 한숨도 못잤다고 해..

진짜로 그일을 겪은 창수형은 말할것도 없었지..

 

둘이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지인분께 이실직고를 한거야..

어제 산에서 금반지를 가지고 온것과 간밤에 겪었던 믿지못할 일까지..

 

황당해하던 지인분과 함께 금반지를 찾았던 동네 산으로 올라가봤는데..

창수형이 거짓말을 한게 아니였던거야..

 

정말로 베넷저고리가 들어있는 보따리와 금반지가 수풀속에 가지런히 놓여져있었으니까..

그걸 보던 지인분이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막 욕을 하면서

그 주변 풀숲을 막 뒤지기 시작하는거야..

 

그렇게 한참을 뒤지다가..

창수형을 부르더래..

 

그러면서 외삼촌보고는 오지말라고 거기 있으라고 하더라는거야..

그리고 조금 있으니까 창수형이 비명을 꽥 지르더래..

 

지인분이 윽박 지르는 소리도 들리고 창수형이 혼나는 소리도 들리고..

외삼촌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쪽으로 갔는데..

보니까..

 

흰색 천에 동동 싸여진 이제 막 부패를 시작한 아기의 시체가 있더래..

보름쯤 전에 그동네에서 돌지난 애기가 한명 죽었다고 해..

부모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너무 어린 애기가 죽으니까 관을 짜지 않고

삼베에 염한 애기를 곱게 싸서 묻고

생전에 쓰던 저고리와 돌잔치때 받은 금붙이 몇개를 같이 묻어줬나봐..

 

몇해 살지 못하고 간 애기라 봉분도 작디 작았던거지..

근데 그게 몇일전에 내린 폭우로 쓸려 내려온거고..

 

애기의 시체는 다행이도 나무에 걸려서 밑에까지 내려오지 못했고..

저고리와 금붙이가 든 보따리만 쓸려 내려오게 된거야...

 

지인분이 애기의 부모님을 모셔오고 애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수 있었어..

그것때문에 몇일은 더 마을에 머물러야 했고..

 

창수형은 봉분앞에 절을 올리고 사죄를 했대..

그렇게 둘의 배낭여행은 마무리되었다고 해..

 

창수형은 지금도 잘 살고 있고 외삼촌과 술을 마시는 날엔

꼭 그날 이야기를 한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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