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흠냐 -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 ]
헐... 저 톡됐어요ㅋㅋㅋ
이런 비루한 글이.. 톡이.. 되다니.................................
톡 선정기준이 대체 뭔가요?ㅋㅋㅋㅋㅋ
일단 많은분들이 재밌게 읽어주신거같아 다행이에요ㅋㅋ
댓글중에 '글이 너무 길다'라는 말씀해주신분이 계셔서
글을 두편 내지 세편정도로 나눠서 써야하는건 아닐까? 라고
잠시생각했지만ㅋㅋㅋ
전 성격이 급한 여자이므로, 스트레이트로, 한방에 가겠어요ㅋㅋ
첫번째 글에 썼듯이
'보여서는 안 될 것들이 보일것이다' 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사실이였어요.
스무살 이전에 내가 알아왔던것들은 희미함, 직감, 예감, 촉? 등등
느끼고있는 본인도 100% 확신할수 없는 어떤것이었다면
스무살이후(정확히는 할머니의 사고 이후)에 제게 와닿는 것들은
200% 확신이 들만큼 뚜렷하고 선명하게 와닿았거든요.
(스무살이전이 2G였다면 지금은 5G)
음주가무로 인해 뻥뻥 뚫린 1학년 마지막 성적표를 받게된 저는ㅠㅠ
'수석이나 차석 둘중에 하나 하기전까진 용돈없다!' 라는 엄마의 말씀에ㅠㅠ
거지같은 몰골로 알바를 구하러 다니게됐어요.
편의점? 커피숍? 패스트푸드? 등등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녔지만
이미 겨울방학이 시작된지라 알바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ㅠㅠ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때쯤 고등학교 동창한명이 저에게 빛을 내려주더라구요.
자신의 동생(여고생 고2) 과외를 해달라는ㅋㅋㅋ
전.. 정말 너무나 철저한 문과형 인간이였기때문에
'혹시.. 수리나 과탐같은 영역도 가르쳐야해?' 라고 친구한테 물었는데
친구님의 대답은ㅋㅋ
'내가 널 잘 알잖아. 그냥 언어영역이랑 외국어영역만 가르치면 돼.' 라고 쏘쿨하게 말하더라구요.
당장 친구의 집으로 가서 친구어머님께 넙죽 인사ㅋㅋ
다음주 월요일부터 과외를 시작해달라는 친구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집으로 귀가.
과외시작날이 되기전까지 고딩때 공부했던걸 대충 들춰보며 각오를 다졌더랬지요;
대망의 월요일.
친구집에서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동생방으로 직행.
어색하게 '안..녕?' 하려는데ㅋㅋㅋ 나참ㅋㅋㅋ
책상위에 다소곳이 펴져있는 문제집과 노트를 상상했던 저는 그냥 무너져내렸어요.
침대에 널부러(!)져서 핸드폰으로 게임하고있는 동생ㅋㅋ 왜그랬니 동생아 ㅋㅋㅋ
어머님께서 뒤따라 들어오셔서 동생등짝을 후려갈려도 그저 묵묵부답.
'너 언니친구보기 챙피하지도않아? 후딱 못일어나??'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고이 씹어드시는ㅋ
고개를 살짝 돌려 저를 흘끗쳐다본 동생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뭐야.. 저언니 왜저렇게 작아?' ........................(나중에 정확히 들은 동생의 키는 172cm)
(본인의 신장은 160cm입니다. 185아빠와 155엄마 사이에서 나온 루저계의 1인자랍니다.)
허허허. 이거안되겠구먼ㅋㅋㅋ
전.. 일단 웃는얼굴로 어머님을 방밖으로 모신후에 동생을 책상앞으로 끌어다앉혔어요.
'지민(가명)아, 너 지금 공부안하면 언니보다 더 키작은 사람들한테 무시당하면서 살수도있어.'
한마디 툭더지니까 다시 제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라구요.
'같은말 여러번하는거 싫어하니까 지금부터 내가 읽는 책내용 집중해서 잘들어(입닥치고!!)'
하여, 지민이와 저의 과외수업은 시작되었어요.
하루에 언어2시간 외국어2시간. 도합4시간.
처음 며칠은 몸을 비비꼬더니 일주일째가 되니 그래도 자리는 지키고 앉아있어(!)주더라구요.
하루에 주구장창 4시간동안 얼굴을 맞대고 있다보니 처음의 그 싸가지는 점점 녹아내렸구요.
그렇게 보내던 어느날, 저는 꿈을 꿨어요.
작은 병아리 한마리가 지민이 방문 앞에 삐약거리며 서성거리는 꿈.
다음 날은 그 병아리가 지민이 방 안에 들어가는 꿈.
이틀연속 병아리꿈이라니;;
이게 뭔꿈인가 싶었지만 일단은 용돈을 위해서! 지민이 집으로 출발.
우리는 평소처럼 책상(좌식)을 펴놓고 마주앉아있었어요.
언어영역 문제집을 들쑤셔가며 과외열정(용돈..)을 불태우고있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아기울음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지민이 집에는 어린아기가 없고. 혹시 고양인가? 싶어서 물어봤더니 고양이 안키운다는 대답뿐.
도둑고양인가? 하면서 다시 문제집을 쳐다보는데 조금더 크게 들리는 울음소리.
'지민아. 옆집에 애키우니?'
'아니, 옆집에 할머니 한분만 사시는데.'
그럼 이게 무슨소리란말인가.....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아기울음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리는데
같은방에 있는 지민이는 아무소리도 안들린다는 상황이 계속됐어요.
그렇게 며칠후. 어머님이 친절하게 가져다주신 간식을 씹어먹으면서
저는 제가 한가지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는걸 깨달았어요.
'아.. 나 예전에도 이런일 있었어..'
제가 초딩1학년때. 그때까지만 해도 전 금지옥엽 외동딸이였어요.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면 항상 엄마한테 안기곤 했는데,
어느날부턴가 엄마옆에 있으면 들려오던 희미한 아기소리.
엄마한테 아기소리가 들린다고 몇번씩 말했었지만 '니가 잘못들은거야..' 라며 부정하시던
울엄마는ㅋㅋㅋ 며칠후에 '희야.. 너한테 동생이 생긴거같다..' 라며 말씀을 하셨던..ㅋ
원래 엄마아빠는 저말고 다른자식을 낳을 계획이 없으셨대요.
음.. 내동생에겐 '넌 철저한 가족 계획 하에 태어난 소중한 아이란다^^' 라고 말씀하셨지만,
전 알고있어요. 사고의 결과가 제동생이라는걸ㅋㅋ 미안해 동생아ㅋㅋㅋ
어쨌든, 그옛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제 시선은 지민이의 배에 꽂혔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들려오는 아기소리.
그날 과외를 대충 끝마치고 지민이를 밖으로 불러냈어요.
혹시나 누가 들을까, 인적없은 놀이터ㅋㅋ로 불러내서 옆에 앉힌 후에
'지민아 너 혹시 임신했어?' 라고 돌직구를 날려버렸더랬죠.. (저때도 급한성격. 말돌려서잘못함)
'뭐?? 언니 미쳤어??' 하며 지민이가 벌떡 일어나더라구요.
'확실하게 말해봐. 너 임신한거 아니야?' 두번째 돌직구.
'아니라니까? 언니 진짜 미쳤어?' 하며 뒤도안돌아보고 지민이는 집으로 가버렸어요.
그리고 그날 밤, 친구(지민이 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지민이가 어머님한테 무슨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일부터 과외 안해줘도 된다고.. 그렇게 전하랬다고ㅠㅠ 하며 친구도 미안해하더라구요.
날아간 내 알바자리..도 알바자리지만 전 지민이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진 후였거든요.
잠들기 전에 지민이한테 문자를 보냈어요.
'지민아, 혹시 힘든 일 생기면 언니한테 꼭 먼저 연락줘야 해. 공부 열심히하고.'
그리고 다음날부터 새로운 알바를찾아.. 하이에나처럼ㅠㅠ
며칠만에 겨우 새 알바를 구해서 열심히 접시를 나르고 주문을 받았더랬죠.
한달쯤? 접시와 한몸이 되어 날아다니고 있는데,
제가 일하던 가게로 친구와 지민이가 찾아왔어요.
'에이~ 올라면 쫌만더 빨리오지~ 이제쫌있음 마감이라 주문하면 눈치보이는데~' 하고 웃으며 말했는데,
친구는 '밥먹으러 온거아니야. 희야 너한테 꼭 물어보고싶은거 있어서왔어.'라며 어두운(!) 분위기를 잡더라구요.
'올것이 왔구나..' 하고 매니저님께 양해를구해 30분일찍 퇴근.
근처 커피숍에 셋이 들어가 얼굴을 마주봤어요.
'희야, 너 지민이 임신한거 알고있었어?' (역시 내 친구라 만만치 않은 돌직구)
'어? 어.. 알고는 있었는데.. 지민이가 끝까지 아니라고 하더라구..' (괜히 내가 기어들어감)
그 순간 친구는 동생의 뺨을 후려갈겼어요.
지민이는 뺨만 부여잡고 아무말도 못하고 앉아있었구요.
지난 얘기인 즉슨,
남자친구와 얼떨결에 관계를 맺게된 지민이는 피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고해요.
(이것이 우리나라 성교육이 문제다!!!!!)
그냥.. 남자친구가 하자는대로 한거라면서 눈물을 떨구더라구요.
제가 지민이한테 돌직구를 날리며 물어보기 며칠전에 남자친구와 마지막으로 관계를 가졌고,
제가 물어보던날 이미 남자친구를 잠수를 탄 후였다고 하네요. (호로자슥아)
임신.. 이라는건 생각도 못하고있었는데 쌩뚱맞은 언니친구가 임신했냐고 물어보니..
그후로 지민이도 부쩍 불안해졌었나봐요.
날짜가 지나도 생리마저 없으니 약국에 가서 테스트(!)시약기를 구입,
그거하다가 제 친구한테 된통 딱걸려서 모든 사실을 실토.
일은 일단 벌어진거고 되돌릴수 없는거니까.
'어머님께 말씀드리고 도움받는게 최선이다.' 라고 친구와 지민이한테 말해줬어요.
며칠 설득끝에 두자매가 어머님앞에 무릎꿇고 사실을 고백, 어머님 반실신.. 등으로 이어졌어요.
생명은 소중하지만 그 생명을 받아들이고 품을 수 있는때는 정해져있다. 라는 어머님의 정리로
지민이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헤어지게됐어요.
그후에 지민이는 저의 권유로 가까운 절에가서 아이를 위한 기도..기도..기도..
그리고 지민이의 강력추천으로 저는 다시 과외언니의 자리로 복귀(무려2년간 장기집권했음).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된 후에 친구가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동생임신은 어떻게 안거냐고..
음.. 그친구는 제 촉(!)을 알고있는 극소수중 한명이였으므로
아기울음소리와 병아리꿈얘기를 빠짐없이 들려줬어요.
울음소리에선 고개만 끄떡끄떡하던 친구가 병아리얘기에선 깜놀.
뭘 그렇게 놀라? 하고 물으니
지민이의 별명이 '닭' 이라고하네요. (닭대X리 네글자에서 앞글자만 남겨준거라했음)
닭.. 닭의 새끼는 병아리.. 그래서 꿈에 병아리가 나타난거였나?
하며 친구와 저는 잠시 신기방기 ^^;;
그후 저는 지민이의 존경(응?)과 어머님의 총애를 받으며 과외 장기집권을 했고
과외비받으면 아빠만 맛있는걸 사드리는걸로 용돈끊은 엄마에 대한 소심한 복수를 했더랬지요^^;;
전.. 왜이렇게 글만 썼다하면 길어지는걸까요..
역시 마무리는 어색하고 어렵네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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