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 강사니 - 심심할때 보기 '성곽' ]
잘들 잤어..?
이번주는 왜 이렇게 자도자도 피곤한지 모르겠어..
습기때문인가..?ㅋㅋ
이과사람님.. 졸잼bbbbb님..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업무회의를 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쓸수가 없어..ㅠ
그나저나 이번글을 왜 이렇게 길지..ㅠ
정말 심심할때 읽어야 할듯해..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저번편에 잠깐 까메오 출현했던..
소개팅에서 개그맨 닮았다고 서로 싸우던 솔로부대병장중에 한 녀석..
'덕팔이'에게 들은 이야기야.. ( 익명이야.. 실제 이름은 생긴거와 너무 다르게 세련되서.. )
덕팔이는 입만 열었다하면 아웃사이더 빙의되서 야설과 욕설이 끊이지 않는..
그런 재미진 케릭터인데..
이게 또 낯을 엄청 가려서 처음 보는 '여성'분들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그런 아이야..
실제로 친해지게 되면 덕팔이의 개미지옥같은 매력에 빠져서 고백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 친해지기까지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게 단점이지..ㅋ
덕팔이가 지금은 솔로부대원이 되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친구가 있었어..
근데 이녀석의 업무 특성상 지방으로 몇달씩 프로젝트를 나가는 경우가 생겼는데..
그렇게 되다보니 여자친구가 점점 지치게 된거고..결국 이별을 통보받게 된거야..
여자만 탓할수가 없는게.. 이녀석도 뭐.. 거기서 매일 야근에 찌들고
남자들만 모여서 생활하다보니 술도 자주 마시고..
그러다 보니 여자친구한테도 당연 소홀하게 된거지..
주말에 서울 올라와서 들뜬 마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난 덕팔이가..
이별통보를 받고 나한테 전화를 한거야..
난 지금도 그렇지만 오히려 평일에 친구들을 만나고..
주말엔 평일에 하지 못한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곤 하거든..
그래서 쿨하게 거절을 하려는데.. 이녀석 목소리 상태가 심각한거야..
하는수없이 내 중요한 일정들( 빨래하기, 화장실 청소하기, 화분에 물주기 등등 )을
미루고 그녀석을 만나러 종로로 나갔지..
그 다음부터는 뭐 뻔한 이야기야..
그녀와의 운명적인 만남부터 시작해서 ( 클럽이라는 장소가 그렇게 서정적인지 그때 알았다는..)
얼마나 아름답게 사랑을 했는지..( 허구헌날 싸운거 같은데..-_-;; )
그리고 마지막에 자기를 버리고 왜 떠났는지 알수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한편의 콩트를 보는것처럼 주절주절 이야기가 끊이지 않더라고..
끝맺음으로 좋은 여자 있으면 소개시켜달라는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도 잊지 않았어..
그렇게 한잔 두잔 주고 받았는데.. 난 뭐 거의 마시지 않았고..
덕팔이만 주구장창 들이부었던것 같아..
그렇게 1차를 끝내고 2차를 끝내고 3차를 가자는 덕팔이를 겨우겨우 말려서
집으로 들여보내려는데.. 이녀석이 너무 취한거야..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태워서 덕팔이를 집에 데려다주고 가려고 했는데..
한사코 혼자 가겠다고 하더라고..
집방향도 반대 방향이었고 기어코 혼자 가겠다고 하는데..
사내녀석이 별일이야 생기겠냐는 생각에 나도 그만 포기를 한거지..
그렇게 덕팔이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고..
나도 집에와서 캔맥주 하나 더 마시고 잠이 들었어..
그리고 다음날.. 오후쯤에..
덕팔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데.. 신호음은 가는데 연결이 안되더라구..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퍼질러 자고 있나보다.. 가볍게 생각하고 문자 하나 보내놓고
난 또 까맣게 잊고 있었어..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서 난 출근을 했는데..
덕팔이가 메신저에 접속을 안하는거야..
그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해서 계속 연락을 해봤는데 이번엔 핸드폰이 꺼져있다고 하더라구..
덕팔이가 하는일이 현장사람들하고 통화를 수시로 해야되는 일이라..
핸드폰 전원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오후가 될때까지 연락이 안되더라구..
그리고 퇴근시간이 다 될 무렵에 덕팔이한테 드디어 연락이 왔는데..
출근도 못하고 서울 본가에 있다고 하는거야..
난 그때까지만 해도 이녀석이 택시타고 가다가 강도를 만났나 하는 생각에..
다친데 없냐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는데..
이녀석이 하는말이 기가 막힌거야..
택시를 타고 나와 헤어진 덕팔이는 갑자기 센치한 마음이 들었대..
헤어진 전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걸어서 주정을 부렸는데 ( 쯧쯧쯧 새벽두시 구남친 )
그녀가 너무도 냉정하게 덕팔이를 내친거지..
더 울적해진 덕팔이는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방향을 돌려서 서울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그런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거야..
기사아저씨가 황당해서 취하신것 같은데 댁으로 들어가시라고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여기서 제일 가깝고 무조건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진상을 피운거야..
이녀석이 이러니까 기사아저씨도 어쩔수없이 덕팔이 말대로 그런곳에 내려줬는데..
그곳은 성곽이 쭉 이어진 그런곳이였다고해..
나중에 알고 보니까 동대문에서 소방도로를 타고 쭉 올라가면 나오는
서울 꼭대기 동네의 한 성곽이였어..
덕팔이와 나중에 한번 가봤는데.. 정말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긴 하더라..ㅋ
암튼 택시에서 내린 덕팔이가 청승맞게 성곽위에 기어 올라가서
헤어진 그녀와의 추억도 곱씹고 저 많은 불빛중에 내 집 하나 없는 현실을 욕하기도 하고
그렇게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덕팔이가 앉아있는 성곽과 조금 떨어진 정자에 왠 여자가 다소곳히 앉아있더라는거야..
정자 옆에 가로등이 있어서 여자의 실루엣이 흐릿하게 보였는데..
흰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아주 갸냘퍼 보이는 그런 여자였다고해..
덕팔이가 그 와중에도 호기심이 생기는지라..
성곽에서 내려와서 그 여자한테 다가간거야..
자기처럼 애인한테 버림받고 저러고 있는건가 싶어서 위로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래..ㅋ
한참을 다가가서 여자가 앉아있는 정자 끝쪽에 자리를 잡은 덕팔이가..
말을 거는데.. 이녀석이 처음보는 여성한테는 낯을 가린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말이 두서없이 횡설수설 나온거지.. 쓸데없이 집이 어디냐고 묻지를 않나..ㅋ
근데 그 늦은 시간에 모르는 남자가 와서 말을 걸면
대부분의 여자들이 경계를 하거나 도망을 치는데..
이 여자는 덕팔이의 주정을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더라는거야..
안그래도 위로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덕팔이가 주절주절 지가 살아온 세월도 이야기 했다가
헤어진 여자친구 이야기도 했다.. 신나게 수다를 떤거지..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를 하는데.. 여자가 대꾸가 전혀 없으니까..
덕팔이도 슬슬 지치더라는거야.. 술도 점점 깨는것 같고..
그래서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고 자리를 벗어나려는데..
그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덕팔이를 한참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래..
당황한 덕팔이는 시선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 여자를 같이 쳐다봤는데 의외로 엄청 미인이더라는거야..(-_-)
그렇게 둘이 꽤 긴시간동안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그때까지도 말이 없던 여자가 입을 열더래..
그러더니 덕팔이한테..
' 제가 여자친구 해드리면 같이 갈수있나요..? '
이렇게 물어보더라는거야..
덕팔이는 그뜻이 뭔지도 몰랐는데..
그냥 여자친구 해준다는 그 소리만 집중해서 들리더라는거야..
그래서 어버버거리면서 좋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대..
그러니까 그여자도 덩달아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덕팔이 옆에 서서 팔짱을 끼는데..
덕팔이가 소스라치게 놀란거야..
그 여자의 팔이 마치 냉장고에 있다 나온것처럼 소름끼치게 차가웠다는거지..
깜짝 놀란 덕팔이가 자기도 모르게 여자의 손을 뿌리쳤는데..
여자가 갑자기 엄청 상처받은 표정을 하더니.. 덕팔이를 찢어죽일듯이 노려보더래..
그렇게 쳐다보는 여자를 보니까 아까까지만해도 엄청 미인처럼 보였던 얼굴이..
너무나도 무섭고 소름끼치게 느껴지더라는거야..
덕팔이는 자리를 피하려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지껄이면서 여자를 슬금슬금 지나쳐 가는데..
그때까지도 그 여자는 못박힌것처럼 그 자리에 꼿꼿하게 서서 덕팔이를 노려보고 있었대..
그리고 덕팔이가 그 여자를 지나서 거의 뛰다시피해서 도로가로 나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그 여자가 소리를 지르더라는거야..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덕팔이한테 쌍욕을 하면서 똑같은 사내놈일뿐이라고 하면서
욕을 욕을 하더라는거지..
놀란 덕팔이가 뒤를 돌아보니까..
그 여자가 저 멀리서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욕을 하고 있더래..
그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데.. 한참을 그렇게 욕을 하던
그여자가 덕팔이를 향해서 걸어오더라는거야..
덕팔이가 거의 뛰다시피해서 도로가로 나온거와 달리
그여자는 마치 산책이라도 하듯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었는데..
어이없게도 순식간에 덕팔이와의 간격이 좁혀지더라는거야..
놀란 덕팔이가 앞을 보고 미친듯이 뛰는데 뒤에서 그 여자의 인기척이 너무 가깝게
느껴지더라는거지..
큰도로로 나가는 그 길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고..
당장이라도 그 여자가 덕팔이의 머리채를 잡아챌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웠는데..
마침 바로 앞에 공원 화장실이 보이더라는거야..
앞뒤 생각할것 없이 일단 화장실로 몸을 숨긴 덕팔이가..
화장실 문부터 걸어잠그고 변기에 앉아있는데..
저벅..저벅..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 여자가 덕팔이가 숨어있는 화장실까지 쫓아들어왔다는거야..
덕팔이는 속으로 연약한 여자일 뿐이니까..
그여자가 해꼬지를 하려고 하면 확 밀치고 도망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는데..
밖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래..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한참을 밖에 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그 순간..
밖에서 세면대 물을 트는 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놀란 덕팔이가 입으로 손을 막고 변기위에 올라서서 숨을 죽이고 있는데..
밖에서는 세면대에서 쏟아지는 물이 화장실 바닥으로 넘치는 소리가 들리더라는거야..
그리도 다시 찰박.. 찰박..
물이 쏟아진 화장실 바닥을 누군가 걸어다니는듯한 소리가 들리더래..
덕팔이가 연약한 여자고 뭐고 간에 무조건 때려눕히고 도망을 쳐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화장실 문을 열려는 그때..
덕팔이가 숨어있는 화장실 바로 옆칸 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소리가 들리더래..
그리고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바로 덕팔이가 쭈그리고 앉아있는 변기위에서 들리더라는거야..
소스라치게 놀란 덕팔이가 고개를 들고 보니까..
그 여자가 바로 옆칸 변기위에 올라서서 덕팔이를 내려다 보고 있더라는거야..
그러면서 찾았다고 입이 찢어져라 웃더라는거지..
간이 떨어질것처럼 놀란 덕팔이가 변기에서 튀어오르듯이 화장실 문을 열고
도망을 치는데..
바닥에 흥건한 물때문에 자꾸 미끄러지더라는거야..
그걸 보고 그 여자가 미친듯이 웃는데 그 여자의 손에 송곳이 들려있더라는거야..
도대체 언제부터 그걸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한손에 송곳을 든 여자가 맨발로 웃으면서 자기를 쳐다보는 그 광경이
소름끼치게 무서웠다는거야..
몇번을 뒹굴면서 덕팔이가 겨우겨우 화장실을 벗어나서 도로가로 달리는데..
뒤에서 그 여자가 또 다시 욕이 섞인 괴성을 지르더라는거지..
덕팔이를 욕하면서 데리고 간다고 하지 않았냐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더라는거야..
다행히도 그 화장실에 서서 욕만 하고 더 이상 덕팔이를 쫓아오지는 않았다고해..
무사히 큰길로 빠져나온 덕팔이가 차를 잡으려고 하는데..
새벽시간이고 덕팔이처럼 일부러 찾아오지 않고서는 그 시간에
원래부터 왕래가 없는곳이라.. 지나다니는 차가 한대도 없었대..
그 자리에 계속 있다가는 진짜 무서운 일을 당할것 같았던.. 덕팔이는..
하는수없이 경찰에 신고를 해서 미친여자가 있는것 같다고 말을 했대..
그리고도 무서워서 공중전화 박스에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숨어있는데..
다행인건 경찰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고해..
겁에 질려있던 덕팔이가 경찰을 앞세워서 그 여자가 있던 화장실로 향했는데..
기가막히게도 여자는 커녕 화장실 바닥이 물기하나 없이 깨끗하더라는거야..
허탈해진 덕팔이가..
분명 여기가 맞다고.. 여자가 송곳을 들고 있었다고..
웅얼웅얼 거리는데..
경찰이 술드셨냐고 묻더라는거야.. 술을 먹고 자다가 헛것을 본거라면서 말이야..
덕팔이는 자기가 겪은 일이 분명 맞는데.. 경찰도 안믿어주고..
화장실도 깨끗하니까 억울해서 미치겠더라는거야..
경찰도 덕팔이가 억울해하니까 순찰차에 타서 한바퀴 돌아보자고 하고..
마지못해 순찰을 도는데.. 개미새끼 한마리 없었다는거야..
졸지에 덕팔이는 술주정뱅이가 된거지..
그렇게 지구대에 도착한 덕팔이는 정말 자기가 꿈을 꾼건가 싶었대..
정자에서 자다가 개꿈을 꾸고 미친듯이 뛴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그러고 보니까 아까 분명 뒹굴면서 옷도 젖고 했었는데..
그 짧은 사이에 옷이 멀쩡하게 말라있었다는거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생각하고 집으로 택시를 타고 와서..
샤워를 하던 덕팔이는..
또한번 기절할정도로 놀라고 말았대..
아까 그 성곽에서 여자가 팔짱을 꼈던 그 팔부분에 정확하게..
시커멓게 멍이 들어있더라는거야..
마치 팔을 감싸는 모양새로 말이야..
덕팔이는 그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숨도 못자고 잠깐 잠이 들면 악몽에 시달리고 그랬대..
결국 회사에 병가를 내고 출근까지 못하게 된거지..
그 후에 덕팔이네 어머니가 잘 아는 주지스님의 도움으로
악몽에서 벗어나게 된 덕팔이는
지금은 잘 지내고 있어..
물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솔로라는 점을 빼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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